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20일부터 나흘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열흘가량 앞두고 개최된 이번 4중전회에선 향후 5년간 경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제15차 5개년 계획’에 대한 논의 및 최종 조율이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바깥에선 관세 전쟁, 안에선 내수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중국이 어떠한 타개책을 제시할 지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4중전회 개최 소식을 알리며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의 새로운 여정이 곧 시작된다”면서 “이 기간동안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는 당과 인민을 이끌고 사회주의 현대화 실현에 결정적 진전을 이루고 중국식 현대화의 새로운 국면을 창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첨단 제조업과 혁신 기술이 주도하는 ‘신품질 생산력’과 대외개방 확대 등을 향후 5년간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줄곧 강조해 온 ‘신품질 생산력’이 이번에 발표될 5개년 계획에서도 가장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반도체 등 강도 높은 미국 제재에 맞서 자립이 시급한 ‘차보즈’(卡脖子·목을 조른다) 기술과 관련해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올해로 마무리된 ‘중국제조 2025’의 후속 정책을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첸 보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국가의 하드파워(경성권력) 측면에서 제조업은 여전히 최우선 순위”라며 “첨단 연구와 산업 개발에 대한 지원을 분명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성장률이 연내 최저치를 기록했음에도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지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 국면 속 정부가 소비보다는 기술·산업 육성 등 생산 측면에 투자를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침체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계저축 등 이유로 수요 진작 여력 자체가 크지 않다는 점도 구조적 한계로 꼽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차 계획에서 국내 수요 진작 필요성이 언급됐고 이는 이전 계획에서도 계속 반복된 말이었지만 중국 지도부와 중국공산당은 실제로는 생산 지원을 선호한다”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번 4중전회에서) 중국 정부는 기술과 공급 주도의 경제구조를 제시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결정적인 내수 부활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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