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불법 도박의 중심이 ‘스포츠토토’ 등에서 ‘온라인 카지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0대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 상담 건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을)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도박 중독 상담 가운데 1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8%에서 올해 15%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특히 불법 온라인 카지노 관련 상담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2020년 112건에 불과했던 10대 온라인 도박 상담 건수는 2024년 2459건으로 20배 이상 급증했으며, 올해 8월까지 집계된 누적 건수만 1566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10대 도박 상담의 86%가 온라인 도박과 관련됐다는 의미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청소년을 도박의 늪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불법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의 구조상 청소년 접근 차단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이들 사이트는 해외 도메인을 수시로 바꾸고 결제 경로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광고·검색·앱마켓 유통 과정에서 사전 필터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조계원 의원은 “상담 데이터를 살펴보면 위험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보이는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불법 온라인카지노 광고의 선제적 차단과 피해자 상담·치료, 조기예방 교육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경찰청과 연계해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 사전 차단 조치와 제재 실효성을 강화하고 해외 서버·대행 결제·호스팅을 함께 묶어 차단하는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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