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해 여행 일정을 짜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지만, 부정확한 정보나 왜곡된 추천으로 피해를 겪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은 챗GPT의 안내를 따라 여행 계획을 세웠다가 잘못된 정보로 불편을 겪은 사례를 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미국 오리건주에서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하는 오리트 오프리는 "파리 여행을 준비하면서 챗GPT의 도움을 받았지만 여러 오류가 반복돼 결국 일정을 다시 짜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챗GPT가 월요일에 오르세 박물관을 방문하라고 추천했는데 실제로는 오르세 박물관은 매주 월요일이 휴관이었다"며 "또한 에펠탑에서 도보 10분 이내에 있는 식당 검색을 부탁했으나, 20분 이상 걸리는 식당들을 안내했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문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제기됐다. 미국의 AI 전문가 조나스 무토니는 케냐 마라 국립공원 여행 계획에 챗GPT를 활용했으나, 현지 도로 상황이나 이동 제한 정보 같은 핵심 내용을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 역시 챗GPT가 인근 숙소 중 비슷한 등급임에도 약 40%나 비싼 호텔을 추천했다며 "AI가 실제로는 단 세 블록 차이밖에 나지 않는 호텔들을 마치 전혀 다른 등급인 것처럼 분류하고 추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가 특정 마케팅 키워드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여행업협회(ABTA)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는 AI를 활용해 여행 일정을 세우는 영국인 비율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인 12명 중 1명은 AI를 통해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응답자의 43%는 AI가 일정 구성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AI의 예약 추천 기능을 신뢰한다는 응답도 39%에 달했다.
다만 여전히 여행지 선택 시에는 ‘인터넷 검색’과 ‘지인 추천’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강했다. 전통적인 관광 안내서나 브로셔를 참고한다는 응답자도 4명 중 1명(약 25%) 수준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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