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웅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함께 식사한 사실이 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사단장은 그동안 자신의 구명 의혹을 받는 이 전 대표와 이 전 대표와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해왔던 만큼, 이번 진술은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셈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달 박성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022년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 전 대표, 임 전 사단장 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성웅은 “이 전 대표와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 자리에서 임 전 사단장을 처음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지난 8월 특검에 출석해 “이 전 대표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언론 보도로 처음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성웅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두 사람의 ‘모르는 사이’라는 주장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해병 채상병의 부대장이었다. 그는 해병대 수사단 초동 조사에서 혐의자로 적시됐다가 ‘VIP 격노’ 이후 혐의자 명단에서 빠졌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통로’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차 시기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검은 지난 10일과 12일 이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당시 식사 자리에 임 전 사단장이 동석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두 사람 측은 여전히 “서로 모른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성웅 등과 식사한 것은 맞지만, 임 전 사단장은 자리에 없었다”며 “허위 진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임 전 사단장 역시 “당시 근무지인 포항을 떠나려면 보고와 승인이 필요하다”며 “동선을 조회해보면 만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전 대표가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부대 내에서 찍힌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미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2023년 3월 촬영된 해당 사진에는 이 전 대표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송호종 씨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진을 공개하며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의 핵심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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