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스페인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BYD가 유럽 시장용 자동차 공장 후보로 제조 비용이 낮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스페인을 선호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BYD는 독일을 생산 공장 후보로 검토했으나 높은 인건비와 전기요금으로 인해 내부 반대에 직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공장 설립 여부는 연내 최종 결정될 예정이며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BYD는 유럽연합(EU)의 관세 압박에도 불구하고 올해 1∼8월 대(對)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80% 급증하는 등 선방하고 있다. BYD는 유럽 내 판매되는 전기차 전량을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 하에 현재 헝가리와 튀르키예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헝가리 공장의 양산 일정은 당초 연내에서 내년으로 연기된 상태이며, 튀르키예 공장은 내년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생산국인 스페인은 2020년 50억 유로(약 8조 286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시설 유치 계획을 발표한 이후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의 스킨십을 대폭 늘리고 있다. 체리자동차는 스페인 자동차 제조사인 에브로와 합작해 바르셀로나에 공장을 짓고 이미 양산을 시작했다. 리프모터와 상하이자동차도 스페인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은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 관세에 대한 투표에서도 기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투표에 참여한 EU 22개국 가운데 스페인·벨기에·크로아티아·그리스 등 12개국이 기권했고, 이탈리아·프랑스·네덜란드 등 10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 입장은 독일·헝가리·몰타·슬로베니아·슬로바키아 등 5개국 뿐이었다.
중국과 스페인은 외교적으로도 밀착하는 추세다. 올해 4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났으며, 양측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무역·투자·농업·과학·문화·교육·녹색 발전 분야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스페인 마드리드를 찾아 산체스 총리와 양국 무역 불균형 문제, 배터리 및 태양광 투자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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