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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비늘이 뒤덮이고, 지문도 없어"… 의사들도 놀란 신생아의 상태, 무슨 일?

선천성 어류비늘증(Congenital Ichthyosis, CIE)의 사례. SNS 갈무리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 명 중 단 한 명꼴로 나타나는 희귀 유전질환 ‘선천성 어류비늘증(Congenital Ichthyosis)’을 앓는 한 아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태어날 당시 전신이 노란색 막에 뒤덮인 채 세상에 나온 아이는 의료진과 부모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영국 일간 더선(The Sun)등 에 따르면 셰필드에 사는 리애나 벤틀리(35)는 임신 중 아기의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불안에 시달렸다. 병원을 찾을 때마다 “정상 범위”라는 말만 들었지만 넉 달이 지나도록 태아의 반응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2019년 6월, 32주 만에 조산한 아기 케이든은 출산실을 충격에 빠뜨렸다. 아기의 온몸이 두꺼운 노란빛 막에 덮여 있었고, 눈꺼풀은 뒤집혀 있었다. 리애나는 “마치 노란색 왁스에 갇힌 작은 인형 같았다”고 회상했다.

검사 결과 케이든은 각질 형성 과정의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희귀 질환인 ‘선천성 어류비늘증’ 진단을 받았다.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콜로디온 막(collodion membrane)’이라는 투명하고 단단한 막에 싸여 있었고 이 막은 생후 며칠에서 수주 사이 갈라져 벗겨진다. 그러나 이후에는 극심한 홍반과 염증이 생겨 감염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의료진은 케이든을 즉시 인큐베이터에 격리시켰다. 피부 장벽이 거의 없어 체온 조절과 수분 유지가 어렵고, 세균에 노출될 경우 생명이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리애나는 “태어난 지 2주 만에야 처음 아기를 안아볼 수 있었다. 그때도 장갑을 껴야 했다”며 “입맞춤조차 감염 위험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간호는 쉼 없이 이어졌다. 케이든은 두 시간마다 전신에 보습제를 발라야 했고, 하루 45분 목욕과 약 복용이 필수였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각질이 갈라지며 고통스러워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고 리애나는 전했다. 생후 4개월에는 수막염이 발병해 생사의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정맥주사를 놨지만 피부가 너무 빨리 재생돼 주사 부위를 금세 덮었다”며 의료진조차 약물이 흡수되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6세가 된 케이든은 귀와 눈 주변의 각질이 시력과 청력에 영향을 미치, 지문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리애나는 “감기에 걸리면 양파 껍질처럼 여러 겹의 피부가 한꺼번에 벗겨진다”고 말했다. 케이든의 집은 항상 20℃로 유지되며 외출은 감염 위험 때문에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케이든은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밝은 성격으로 자라고 있다. 리애나는 아들의 통증 완화를 위해 ‘나노 버블 머신’을 구입하기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이 장치는 초미세 기포를 발생시켜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하고, 목욕 시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리애나는 이후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다시 큰 불안을 겪었다. 선천성 어류비늘증은 상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으로 부모가 모두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경우 자녀에게서 25~50% 확률로 발병한다. 다행히 2021년 태어난 쌍둥이는 건강하게 세상에 나왔다.

의학적으로 ‘선천성 어류비늘증’은 피부의 각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여 비늘처럼 갈라지는 희귀 질환으로, 완치 방법은 아직 없다.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 명 중 한 명꼴로 보고되며, 꾸준한 보습과 감염 관리가 생존의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보습과 온도 유지, 감염 예방이 생명 유지에 직결되는 질환”이라며 “지속적인 치료와 보호만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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