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대화의 문을 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똑똑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JD밴스 미 부통령은 “미국이 가진 카드가 더 많다”며 중국을 압박했지만 그 역시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 중국 측 관계자도 참석할 것으로 보여 미중 실무협상이 열릴지 주목된다. 지난 10일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뉴욕증시 선물은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며 “매우 존경받는 시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다. 그는 자기 나라가 불황(Depression)'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중국의 ‘불황’을 거론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할 경우 중국 경제가 안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에둘러 언급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고 적었다. 또 이날 이스라엘로 가는 에어포스원에서도 “중국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매우 강인한 사람이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중국의 훌륭한 지도자”라고 칭찬했다. 11월 1일 중국에 대한 100% 추가관세 계획이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그렇다. 그 날은 나에게 아주 먼 미래와 같다. 다른 사람에겐 임박한 시점 같겠지만 내게 11월 1일은 먼 미래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내달 1일까지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밴스 부통령도 중국에 강경 발언을 하면서도 협상 여지는 열어놨다. 그는 “많은 부분은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만약 중국이 매우 공격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면 내가 보장하건데 미국 대통령은 중국보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몇 주간 우리는 중국이 우리와 무역전쟁을 시작하고 싶은지, 아니면 정말로 이성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게 될 것”이라며 “난 중국이 이성적인 길을 택하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중국의 최근 희토류 규제를 뒤집도록 중국을 계속 압박하고 싶어하는 한편, 불안해하는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워싱턴에서 미중 실무 협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는 "미중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 미중이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전했다. IMF, WB 연차총회를 계기로 중국 측이 방미하면서 양측이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럼그룹의 레이 왕 애널리스트는 "양측 모두에게 경제적, 안보적, 공급망적 측면에서 현재의 대치 상황을 무기한 지속하기에 너무나 큰 부담이 있다"며 "궁극적으로 최종 단계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협상을 통한 합의를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로 미국의 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완화해왔는데, 향후 회담에서도 이 같은 패턴을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긍정적 발언에 뉴욕증시 선물은 상승했다. CNBC에 따르면 다우지수 선물은 0.8%, S&P500은 1%, 나스닥은 1.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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