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대통령실과 여당의 개혁 온도 차’ 발언을 두고 진화에 나섰다. 우 수석의 발언이 검찰·사법·언론 개혁 속도를 둘러싼 당정 간 엇박자로 해석되자 당 차원에서 “하루에도 대통령실과 2~3차례씩 대화하고 있다”며 갈등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민주당은 개혁 속도전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피력하며 단일대오를 강조하기도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정·대는 다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한 소통 체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 수석은 6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제가 대통령의 생각을 (여당에) 전달하면 당이 곤혹스러워할 때가 있다”며 “가끔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에) 속도나 온도에 차이가 난다. 이로 인한 고민을 할 때 제일 난감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민주당의 검찰·사법 개혁 속도전에 대통령실이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중진인 박지원 의원이 우 수석을 겨냥해 “(그런 말은) 카톡방에서나 하라”고 반발하는 등 당 일각에서 불편한 심기가 표출되자 당정 간 불협화음설이 더욱 힘을 받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실과 거의 매일 소통하고 필요하면 하루 2~3차례씩 소통하고 있다”며 “설거지를 하는데 어떻게 달그락 소리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논란을 진화했다. 또 “이 설거지 거리를 많이 남겨준 사람들이 누구인가”라며 화살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박 의원도 이날 “빅5(당 대표, 국무총리, 비서실장, 원내대표, 정무수석)가 이견이 있으면 (따로) 조정해야지 불쑥 얘기하면 국민이 또 개혁이 안 되는 것으로 (우려할 수 있다는) 건설적 의미에서 얘기했지 다른 의미는 없다”며 “우 수석에게 미안해 추석 인사도 못 드렸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이날에도 3대 개혁 속도전 의지를 강조했다. 당정 간 엇박자 논란이 훑고 간 직후 “속도 조절은 없다”는 뜻을 명확히 하며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은 것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란 재판이 지연되는 과정을 보면서 내년 초에 혹시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돼 거리를 활보하는 것 아닌가 하는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때에 당은 과감하게 청산과 개혁에 앞장설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당·정·대가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주권자의 명령인 3대 개혁을 신속하고 정교하게 완수하겠다”며 “정교하게 설계하고 일체의 개혁 방해 공작을 단호히 분쇄해 국민주권정부 성공의 밑거름이 될 3대 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민생과 경제를, 당은 개혁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으로 업무 분장이 된 상태다. 우리가 대통령실의 입장을 그대로 따라갈 수도 없다”며 “취임 이후 개혁 대신 민생을 강조해야 하는 이재명 대통령도 자신이 못하는 얘기를 당이 나서서 해준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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