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고문을 당한 끝에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두 달 넘게 시신을 인도받지 못한 유족들은 당국에 조속한 시신 인도를 촉구하고 있다.
9일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22세 대학생 A씨는 지난 7월 여름방학을 맞아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가하겠다며 집을 나섰다.
캄보디아 체류 시작 후 약 일주일이 흘렀을 때, 한 조선족이 A씨의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A씨가 이곳(캄보디아)에서 사고를 쳐 감금됐다”며 “5000만원을 보내야 풀어줄 수 있다”고 협박했다.
A씨 가족은 캄보디아 대사관과 경찰에 이를 신고했지만 A씨가 감금된 장소를 확인하지 못했고, 협박범은 나흘 만에 연락을 끊었다.
결국 A씨는 지난 8월 8일 현지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감금 장소는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범죄단지 인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경찰과 대사관은 A씨가 고문과 극심한 통증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A씨의 시신은 부검과 현지 화장을 마친 후 이달 중 국내로 이송될 전망이다.
유족들은 "사망진단서를 보고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너무 괴로워 잠을 잘 수 없다"며 "죽어서도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캄보디아 냉동고에 방치돼 있다니 사람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은 현지 당국과 협력해 범죄 조직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년과 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20건, 올해 8월까지 330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 발생하는 취업 사기와 감금 사건 증가를 고려해 지난달 16일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2단계(여행 자제)와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수도인 프놈펜은 2단계, 시하누크빌·보코산·바벳 등은 2.5단계인 특별여행주의보가 적용되고 있다.
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되는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 우리 국민은 방문을 취소·연기해 주기 바라며 해당 지역에 체류 중인 국민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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