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냄새로 인한 주변 시선과 불쾌감을 의식해 일반담배(궐련) 대신 전자담배를 찾는 남성이 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와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맞물리면서 연초 흡연율이 젊은 남성층을 중심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담배를 피우는 30대 남성의 비율은 28.5%로, 2015년(48.0%)보다 19.5%포인트(p) 줄었다. 19~29세 남성과 40대 남성의 흡연율도 각각 22.6%(–16.1%p), 36.9%(–8.9%p)로 감소했다.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50대는 34.1%(–2.4%p), 60대는 26.4%(+0.3%p), 70대 이상은 13.5%(–3.5%p)를 기록했다.
사회생활이 활발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연초 흡연율이 빠르게 떨어지며 ‘냄새 부담’과 ‘이미지 관리’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반담배 이용이 줄었다고 해서 곧바로 금연 인구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 등 대체 담배 사용이 늘면서 전체 흡연자 규모는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0대 남성의 담배제품 사용률은 40.1%로 2019년 대비 4.9%p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반담배 흡연율은 10.7%p 떨어졌다. 19~29세 남성 역시 담배제품 사용률 감소 폭(–10.5%p)이 일반담배 흡연율 감소 폭(–15.2%p)보다 작았고 40대 남성의 경우 담배제품 사용률이 오히려 1.6%p 늘었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가 연초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을 주된 이유로 본다. 하지만 전자담배 역시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상 위험이 결코 낮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보건 전문가들은 “전자담배는 냄새가 적어 사회적 제재가 약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흡연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형태를 불문하고 담배는 모두 건강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