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비만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데 이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유병률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0대 남성의 비만 유병률(체질량지수 25 이상)은 61.7%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50.2%)보다 무려 11.5%포인트 오른 수치로 전 연령과 성별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30대 남성(49.1%)과 50대 남성(48.1%)의 비만율이 소폭 줄어든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비만은 곧바로 만성질환 증가로 이어졌다. 40대 남성의 고혈압 유병률은 27.8%로 1년 새 4.3%포인트 늘었고, 당뇨병은 13.7%(+2.4%포인트), 고지혈증은 27.5%(+5.0%포인트)로 모두 큰 폭 상승했다. 체중 증가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동시에 악화시키며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전형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봐도 남성 비만율은 48.8%로 전년보다 3.2%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성은 26.2%로 오히려 1.6%포인트 감소했다. 성별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40대 남성들의 생활습관을 원인으로 꼽는다. 잦은 회식과 음주, 스트레스, 운동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 결과 30~50대 남성의 육류 섭취량은 크게 늘었으며 특히 30대 남성은 지방을 통한 에너지 섭취 비율이 권장 상한선(30%)을 초과했다. 반면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절반 수준에 머물러 생활습관 불균형이 더욱 두드러졌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질병청은 “만성질환 유병률은 높아졌지만 진단 후 치료와 관리 비율은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30~40대에서 고혈압과 당뇨 관리 지표가 뚜렷하게 좋아지면서 약물 복용과 생활습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청은 앞으로 초고령 사회 진입에 대비해 노인건강 조사와 장기 추적조사를 확대하고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에 필요한 근거를 강화할 방침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노년기의 삶의 질 향상과 만성질환 중증화 예방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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