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꽃게잡이 철(9~11월)이 시작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 중국 어선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해경은 24시간 단속 체제를 가동하며 불법 조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외국 어선의 조업이 전면 금지된 서해 NLL 일대에서 지난달 확인된 중국어선은 평균 75~100척 수준이었다. 그러나 꽃게잡이 철이 본격화된 이달 들어 130~233척으로 급증했다.
또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조업이 허용된 중국 어선 1150척 중 절반 이상인 711척이 저인망 어선인데, 이들도 다음 달 16일부터 조업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단속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해경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나포한 중국어선은 37척으로, 이 중 2척은 서해 NLL 인근에서 붙잡았다. 같은 기간 검문검색은 580건, 퇴거 조치는 383건, 해역 접근 차단은 526건이었다. 연도별 나포 현황을 보면 2020년 18척, 2021년 66척, 2022년 42척, 2023년 54척, 2024년 46척으로 집계됐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지난 14일 오전 2시 32분께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쪽 12㎞ 해상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250t급 중국어선 1척을 나포했다.
조사 결과 이 어선은 현장에서 직접 조업하지 않고, 다른 중국 불법 어선에 연료를 공급하거나 어획물을 실어 나르는 운반선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 혐의로 이 배에 타고 있던 50대 선장과 선원 7명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 선박이 과거에도 중국 어선의 어획물 운반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경은 늘어나는 중국어선 단속을 위해 서해 NLL 인근에 1000~3000t급 대형 경비함정 1척, 500t급 경비함정 3척, 특수기동정 2척 등 총 6척을 배치한다. 인천 연평도에는 특수진압대 1개 팀을 추가 배치하고, 하루 평균 중국어선 출몰이 150척을 넘을 경우 경비함정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무허가 조업, 영해 침범, 공무집행방해 등 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담보금 최고액 부과와 선박 몰수 등 법에 따른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에 불법 조업 실태를 공식 통보하고, 자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해경 관계자는 “수산 자원을 고갈시키고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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