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의 티샷은 완벽하지 않았다. 파4와 파5 14개 홀 중 페어웨이를 적중한 것은 딱 절반인 7개, 확률 50%였다. 하지만 아이언 샷이 좋았다. 그린적중률이 83.33%로 높았다. 18개 홀 중 15개 홀 그린 위에서 버디 기회를 잡았다.
12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1라운드 박성현의 스코어는 4언더파 68타였다.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고 공동 4위에 올랐다.
한 달여 전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공동 11위를 기록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성현은 미국으로 돌아가 치른 첫 대회인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공동 7위에 오르면서 6년 만에 ‘톱10’ 성적을 냈고 이후 2개 대회에서도 컷 오프를 하지 않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보여준 날카로운 샷과 보기를 범하지 않는 플레이는 예전의 ‘남달라’ 박성현 모습 그대로였다. 의심할 여지없는 부활의 증거가 제대로 드러난 것이다.
일단 보기 없는 경기를 펼친 것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페어웨이 적중률 50%의 위기 속에서 거둔 ‘노보기 플레이’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대회 후 인터뷰에서 박성현은 기쁨보다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4~5m 버디 기회가 더 많았는데, 오늘 샷 감으로 봤을 때 7개 정도는 넣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박성현은 5개 홀에서 5.5m 내에 붙이고도 버디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날 10번 홀로 출발한 박성현의 첫 버디는 파5의 11번 홀에서 나왔다. 세 번째 샷으로 1.3m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두 번째 버디도 곧바로 나왔다. 파3의 12번 홀에서 1.5m 거리 버디 퍼팅을 홀에 떨어뜨렸다. 이후 9개 홀에서 파가 이어졌다. 이 지루한 파 행진을 깨트린 것이 4번 홀(파4) 4.5m 버디였다. 8번 홀(파3)에서 다시 1m 이내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은 박성현은 ‘노보기, 버디 4개’의 깔끔한 스코어카드를 완성했다.
하지만 박성현은 17번 홀(파3) 5.5m, 1번 홀(파4) 4.5m, 3번 홀(파3) 5m, 5번 홀(파5) 2m, 6번 홀(파4) 4m 거리에서 버디 퍼팅을 놓쳤다.
이날 박성현은 파3홀에서 특히 날카로운 샷 감을 과시했다. 4개 홀에서 모두 5.5m 이내에 붙였고 이 중 2개 홀에서 버디를 노획했다.
박성현이 아쉬워 한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올 시즌 너무 늦게 샷 감이 돌아온 것이다. “경기 감각은 70% 정도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컨디션과 샷 감이 무척 좋은데, 남은 대회가 적다. 감이 늦게 올라와서 우승 경쟁하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 하지만 남은 대회에서 더 높은 성적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6언더파 66타를 친 정윤지가 단독 선두에 나섰고 박성현과 동반 라운드를 펼친 방신실이 5언더파 67타를 쳐 성유진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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