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연합(EU)에 이어 주요 7개국(G7)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과 인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라고 압박했다.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해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 자금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의 무자비한 학살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국은 준비가 됐다. G7 파트너들도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12일 예정된 G7 재무장관 화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인도에 고율 관세를 통한 2차 제재를 가하도록 촉구한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중국·인도 등에 원유를 수출한 돈으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면서 돈줄을 끊어야 미국 주도의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9일 미·EU 고위급 회의에 전화로 참석해 EU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하는 두 나라에 100% 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G7 회원국을 향해 중국·인도에 관세 50~100%를 물리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달부터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했다는 이유로 인도에 50%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G7 국가들이 미국의 뜻대로 주요 교역국인 중국과 인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지는 미지수다. 미국조차도 중국에 고율 관세를 예고하고도 유예 조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FT는 의장국인 캐나다가 2년간 외교 갈등을 겪었던 인도와의 관계 회복에 나섰고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과 교역을 넓히고 있어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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