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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외국인 교수들 "2%만 외국인, 폐쇄적 환경…주거 문제로 경기도로 이사"

■ 서울대 외국인 교수 4인 인터뷰

MOU 체결 후 실제 협력 이어지지 않아

유로화 환율 오른 탓에 급여 더 줄어

서울대 학생들 성실하고 똑똑해

마틴 슈타이네거(왼쪽부터)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사샤 트리페 물리천문학부 교수, 우베 피셔 물리천문학부 부교수, 존 디모이아 역사학부 교수.




“외국인 포스트닥(박사후연구원)에게 2년 정도 서울대에 머무르는 것은 좋지만 그 이상 머무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한국계가 아닌 외국인 교수진이 전체의 2%에 불과하다는 점이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우베 피셔 물리천문학부 부교수)

국제처 신설 등 서울대 국제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서울대에서 근무 중인 외국인 교수들은 한국인이 교수 사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불안한 주거 여건과 행정절차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언어적 장벽도 해결 대상으로 지목됐다.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서울대 외국인 교수들은 적게는 5년부터 많게는 16년까지 서울대에서 오랜 기간 연구를 진행한 교수들이었다.

사샤 트리페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서울대 교수진의 절대다수가 여전히 한국인이고, 서울대 출신이거나 서울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는 폐쇄적 환경 때문에 교수들의 국제적인 교류가 적다”고 말했다. 인문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존 디모이아 역사학부 교수도 “서울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데는 능숙하지만 이후 협력을 이어가는 것은 다소 약하다”고 지적했다.

우베 피셔 교수는 “해외 학자들은 서울대를 높은 수준의 대학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의 대학으로는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외 학자들은 한국에서 차별을 겪어야 한다는 점을 안다. 한국인은 동질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세계 무대에서 턱없이 낮은 연봉도 문제였다. 미국교수연합회(AAUP)에 따르면 2024~2025년도 미국 아이비리그 등 박사과정 대학 정교수의 평균 연봉은 18만 1273달러(약 2억 5137만 원)였으나 서울대 전임 교원의 평균 연봉은 1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피셔 교수는 “16년 근무하면서 유로화의 환율이 급격하게 오른 탓에 오히려 급여가 줄어들게 됐다”면서 “지금 받는 급여는 독일의 동일한 환경에서 받을 수 있는 급여의 60% 수준”이라고 말했다.



폭등한 집값 또한 교수들의 정주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서울대에 교수 아파트가 있지만 최대 6~7년만 거주가 가능한 데다 입주 시에도 4200만 원의 전세 보증금 대출이 여의치 않다. 마틴 슈타이네거 생명과학부 교수는 “서울의 매우 높은 전세 보증금과 외국인에게 제한적인 대출 접근성 때문에 장기 거주를 위한 주택 마련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서울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트리페 교수는 “적당한 가격의 아파트를 알아보다가 최근 서울을 떠나 시흥 캠퍼스가 있는 경기 시흥시로 주거지를 옮겼다”고 말했다.

외국인 교수들은 서울대 학생들의 자질과 능력에 대해서는 “근면 성실하며 매우 똑똑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편성된 수업이 대부분 한국어로 진행되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언어 문제는 교수들의 한국 적응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많은 외국인 교수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교수 아파트에만 머무른다고 한다.

피셔 교수는 “서울대의 수업 대부분은 한국어로만 진행되고 이는 국제적인 흐름과는 동떨어진 현상”이라며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한국연구재단에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재단에는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서울대의 미국식 정년 보장(테뉴어) 제도가 신진 과학자에게는 매력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트리페 교수는 “독일에서는 10년간 연구원으로 일해야 교수가 될 수 있다”면서 “박사 학위를 딴 지 3년에 불과했던 내게 바로 정교수가 될 수 있는 서울대는 좋은 선택지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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