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3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선보인 ‘100형’(Type 100) 전차를 통해 ‘지능형·정보화·무인’ 전쟁으로 전환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 등에 따르면 100형 전차는 전통적인 장갑차 설계에서 벗어난 경량급 탱크로,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드론(무인기) 공격이 상시화한 기갑전에 대응하기 위해 지능형 시스템 통합을 우선한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유인 및 무인 시스템을 결합하고 무기 플랫폼·정보 네트워크·정찰 및 상황 인식을 통합해 미래의 지상 전투에 대비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매체는 2001년부터 인민해방군 육군에 배치됐던 '99형' 전차와 비교하면 100형은 작고 가벼워 기동성이 크게 개선됐고, 소음이 줄어든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전승절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던 100형 전차의 승무원인 왕췬은 "특정 환경에서 은밀하게 적에 접근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기존 모델에 장착된 125㎜ 포와 달리 105㎜ 포를 장착한 100형 전차는 첨단 사격 통제 시스템과 무인 포탑을 이용해 전차 내부에서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적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아울러 100형 전차의 포탑은 불규칙하고 다면적으로 설계돼 적이 포탄으로 치명타를 입히기 쉽지 않다. 전차 내부의 적외선·자외선 경고 시스템으로 외부 위협도 실시간으로 감지해 요격 로켓·방해 수류탄·레이저 빔을 발사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포탑 상단에는 적 드론 등과 같은 공중 위협을 탐지할 레이더가 설치돼 있다. 승무원들에게는 즉각적인 의사소통과 정보 공유가 가능하도록 태블릿 스마트워치가 제공된다.
SCMP는 100형 전차의 정보화 수준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차 승무원이 쓴 증강 현실 헬멧이 전차의 다면적 위상 배열 레이더·전자광학 및 적외선 센서·디지털카메라와 연결돼 비디오 게임 같은 시야가 제공되고, 전차 작동 데이터와 정찰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전투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소개했다.
중국중앙(CC)TV는 “100형 전차는 장거리 신속 배치, 작전 목표 점령 및 통제, 심층 전술 공격 실행, 도시 공격 및 방어 작전 등의 임무 수행이 용이하다”며 “미래 전장에서 중국 지상군의 핵심 전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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