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아버지의 중국 방문에 동행하며 유력한 후계자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5일(현지시간) 김주애를 두고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12살”이라 규정하며 집중 조명했다. 텔레그래프는 북한이 지도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히 관리하는 만큼 김주애의 방중 동행은 분명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매체는 “만약 김주애가 핵무장 은둔국가의 차기 지도자로 내정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소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지난 2일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위해 전용열차로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당시 딸이 뒤따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주애의 해외 동행은 이번이 처음으로 우리 국가정보원도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김주애는 12살 안팎으로 추정되며 공식 직함은 없다. 김정은에게 다른 자녀가 있을 가능성은 제기되지만 지금까지 공식석상에 등장한 자녀는 김주애뿐이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현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흰색 패딩과 검은 바지를 입고 아버지 손을 잡고 걸어가던 그는 또래보다 키가 커 보였지만 분명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이후 군사, 경제, 사회, 문화 행사까지 부친을 따라다니며 점차 격식 있는 복장을 선보였고 2023년 11월에는 모피 안감의 가죽 트렌치코트와 장갑을 착용해 “사춘기 아이보다는 007 영화의 악당 같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텔레그래프는 김주애의 이미지가 갈수록 성숙하고 정치적 색채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의 후계 구도는 명확한 모델이 없어 실제 권좌 승계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김일성 주석은 장남 김정일을 오랜 기간 준비시켰지만 김정은은 부친이 사망하기 불과 한 달 전 후계자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형제들이 배제되거나 숙청되기도 했다.
에드워드 하웰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원은 “김정은은 북한 주민과 국제사회에 김씨 왕조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후계자가 딸이든 여동생이든 또 다른 자식이든 권력은 결국 혈통 안에서 이어질 것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김주애가 세계의 이목을 끄는 인물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불확실한 권력 승계 특성상 그가 실제 최고지도자의 자리를 이어받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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