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더 이상 과거의 성공 방식에 안주해선 안 된다”며 ‘K-제조업 재도약’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전날 강소기업 지속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연일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 정책의 전면적인 개편 의지를 부각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9차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해 “우리 정부의 최대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잠재성장률 제고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경제 핵심 근간으로 제조업을 거론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제조 강국”이라며 “하지만 후발국의 추격,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무역 질서의 재편 같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변화된 게임의 법칙에 맞도록 산업 정책을 A부터 Z까지 완전히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I 대전환, 차세대 성장 산업 육성, 위기 부문 체질 개선을 기본 방향으로 재정, 금융, 세제, 규제 영역에서 혁신을 총망라하는 K-제조업 재도약 전략 마련에 범부처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이제 남보다 빨리, 또 잘 따라가기 전략을 넘어 남들이 도달하지 못하는 영역까지도 앞서서 개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은 글로벌 패권 경쟁 속 제조업을 성장·발전시키기 위해선 기존 지원 정책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 맞게 기본부터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날 경기 안산에 위치한 반도체 부품 기업을 찾은 이 대통령은 “제조업은 국민들의 일자리라는 측면에서 정말 중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제조업 혁신이 핵심적이고 절실한 과제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연일 제조업을 전면에 내세워 성장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추석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철저한 물가 관리를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많다”며 유통 구조 개혁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가 다행히 1%대를 기록했다고는 하는데 농축수산물 물가는 지난해보다 4.8%가량 많이 상승했다”며 “불합리한 유통 구조도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이은 통신사 및 금융사 해킹 사고에 대해선 “보안 사고를 반복하는 기업들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해 강력한 대처를 신속히 준비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고가 빈발하는 데도 대응 또는 대비책이 매우 허술하다”며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같은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해킹당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투자를 불필요한 비용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인식이 이런 사태의 배경은 아닌가 되짚어봐야 한다”며 “관계 당국은 숨겨진 추가 피해가 없는지 선제적 조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기업들의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힘써 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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