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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도착 앞둔 베이징역 일대, 최고 수준 경계 격상 [김광수의 중알중알]

역 주변 경비 강화, 도착자 보안 검색도

맞은편 호텔, 경찰차 배치에 투숙 금지

이동식 바리케이드로 차량 통제 예고해

새 정비 북한대사관, 삼엄한 경비 인력

김 위원장 태운 특별열차 2일 오후 도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징역 앞 앞 도로 중앙차선에 1일 기존 구조물(금색)에 추가로 바리케이드(흰색)가 설치돼 있다. 김광수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1일 오후 특별열차가 도착할 것이 유력한 베이징역 일대에는 삼엄한 경계가 역 주변을 무겁게 둘러쌌다. 베이징역은 물론 김 위원장이 도착 후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향하는 차량 동선도 다른 도로들에 비해 통제를 미리 대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오후 베이징역 주변은 곳곳에 경찰차들이 배치됐다. 경찰들은 조금이라도 수상한 사람들이 보이면 일일이 신원 확인을 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평소 역 주변에는 노숙자, 부랑자 등이 적지 않았지만 이날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늘에서 해를 피해 쉬고 있는 한 남성에게 경찰이 다가가 “여기에서 잠을 자지 말라”고 소리를 쳤다. 남성이 가볍게 항의했지만 다른 경찰 두 명이 더 다가서자 이내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다.

1일 베이징역 출구에 추가로 보안검색대가 설치돼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2일 베이징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안이 강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광수특파원.


특이하게도 출구 쪽에도 평소와 달리 검색대가 설치됐다. 중국에선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진입할 때 보안 검색을 엄격하게 하지만 도착 이후에는 별다른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기차에 내린 사람이 밖으로 나올 때도 소지품 등을 검사하겠다는 점은 다분히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에 맞춰 강화된 분위기라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베이징역으로 건너오는 동쪽과 서쪽의 육교에도 각각 경찰들이 오가는 사람들을 살폈다. 육교 위에서 베이징역 사진을 촬영하며 눈치를 살폈지만 별다른 제재는 없었다. 아직 특별열차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2일이 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느껴졌다. 육교 아래에도 인원을 통제할 수 있는 인력이 배치됐기 때문이다.베이징역으로 건너오는 동쪽과 서쪽의 육교에도 각각 경찰들이 오가는 사람들을 살폈다. 육교 위에서 베이징역 사진을 촬영하며 눈치를 살폈지만 별다른 제재는 없었다. 아직 특별열차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2일이 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느껴졌다. 육교 아래에도 인원을 통제할 수 있는 인력이 배치됐기 때문이다.

베이징역 인근 육교에 1일 무장 경찰과 일반 경찰이 배치돼 지나가는 행인들을 살피고 있다. 김광수특파원.


베이징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를 촬영할 수 있는 주변 건물들도 쉽사리 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역 맞은편에 베이징 파라곤호텔은 베이징역 철로가 내려보이지만 이미 입구부터 경찰차들로 빼곡했다. 호텔 로비로 들어서자 대뜸 어떻게 왔냐고 직원이 물었다. 오늘이나 내일 숙박이 가능하냐고 물었지만 이용할 수 없다는 대답과 함께 “외국인이냐, 한국 사람이냐”는 질문이 돌아와 아니라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인근 다른 호텔 두 곳도 들러봤지만 방이 없다는 답변이었다.

1일 베이징역 맞은편에 위치한 베이징 파라곤호텔을 경찰 차량들이 둘러싸고 있다. 해당 호텔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징역의 철로가 내려다 보이지만 2일까지 외국인의 숙박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김광수특파원.


베이징역으로 들어오는 기차를 촬영하기 위한 포토스팟으로 유명한 둥볜먼차오를 바라볼 수 있는 육교에는 무장경찰이 자리를 잡은 상태다. 평소에도 카메라를 든 동호인들이 다양한 유형의 기차를 촬영하는 장소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열차 ‘태양호’가 지나갈 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지만 이곳 역시 통제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1일 베이징역으로 들어오는 열차가 지나가는 둥볜먼차오를 바라보는 육교에 무장 경찰이 파라솔 밑에 경계를 서고 있다. 뒤쪽으로 보이는 철교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베이징역으로 들어올 것으로 추정된다. 김광수특파원.




김 위원장이 베이징역으로 도착해 숙소로 예상되는 댜오위타오로 향하는 도로 곳곳도 이미 통제 준비를 마친 상태다.

베이징역 앞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베이징잔동제와 베이징잔시제에는 2중, 3중으로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이미 차도와 인도 경계, 중앙차로에 구조물이 설치돼 무단횡단을 막고 있지만 중앙차로에 낮은 구조물 높이를 차단하기 위한 추가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주변 도로에는 추가로 도로를 통제하기 위한 이동식 바리케이드도 곳곳에 준비된 상태였다. 도로변 주차공간에 주차된 차량은 이미 모두 치워진 상태였고, 자전거 등 이륜차 등이 주차된 구역에는 ‘9월 2일 이 곳에 주차할 수 없다’는 문구도 보였다.

1일 베이징역 주변 도로에 도로 통제를 위한 이동식 바리케이드 등 구조물과 함께 ‘9월 2일 이곳에 주차를 할 수 없다’는 문구가 표시돼 있다. 김광수특파원.


차량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창안제 일대 인도에는 50여미터 간격으로 경찰들이 배치됐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동태를 살피는 도중 남녀 외국인이 신기한 듯 경찰 병력을 쳐다보자 손으로 지나가라고 손짓했다. 열병식 행렬이 천안문까지 이어지는 이곳 도로에는 다른 곳보다 더 많은 이동식 바리케이드가 쌓여 있었다.

김 위원장의 6년 만의 방중을 맞아 주중국 북한대사관 주변도 평소보다 주변인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예민해진 상태였다. 베이징 르탄공원 인근에 외교공관들이 모인 곳에 위치한 북한대사관은 최근 내외부 정비를 마친 것으로 보였다. 건물 외벽은 새로 도색 작업을 마친 것처럼 깔끔했고, 수시로 교체하는 게시판도 완전히 탈바꿈했다. 게시판에는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 사진이 가운데 배치됐고, 양쪽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아버지 김정일 전 위원장 등의 활동 사진이 담겼다. 지나가는 한 서양인이 이를 유심히 살피자 대사관 경비가 경계하는 눈빛을 보였고, 사진을 찍으려 하자 앞을 가로 막기도 했다. 대사관 앞을 오가자 경비 인력이 이내 다가와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다.

3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게시판에 김일성 주석의 사진을 중심으로 북한 역대 지도자들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 등을 위해 2019년 1월 이후 6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김 위원장은 1일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최근 방중인 2019년 당시 열차 노선을 기준으로 하면 김 위원장은 평양∼신의주 구간(225㎞)을 거쳐 북중 접경에 도착해 압록강 조중우의교를 통해 국경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진입한 이후에는 랴오닝성 단둥과 수도 베이징을 연결하는 1133㎞의 철도 노선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 위원장의 특별 열차가 지나는 것을 위해 단둥~베이징 노선의 열차편은 취소됐다. 해당 열차는 선양과 산하이관, 톈진 등을 거쳐 베이징까지 약 20여 시간을 이동해 베이징역에 2일 오후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베이징역으로 향하는 도로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고 경찰들이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김광수특파원.




*김광수 특파원의 ‘중알중알’은 ‘중국을 알고 싶어? 중국을 알려줄게!’의 줄임말입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뉴스의 배경과 원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의 특성을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구독을 하시면 유익한 중국 정보를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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