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이 회장의 맏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동시 소환한다. 김건희 여사가 고가 목걸이 등을 받고 인사 전횡을 일삼았다는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김형근 특검보는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선물했다고 자수한 이 회장을 2일 오전 10시 소환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맏사위이자 인사 청탁 대상으로 꼽힌 박 전 실장도 같은 날 오후 2시 특검팀에 출석한다. 특검팀이 지난달 11일 서희건설 사옥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착수한 지 3주 만이다. 앞서 이 회장 측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교부했고 본인 사위인 박 전 비서실장의 공직 임명 청탁을 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와 귀금속 실물을 특검팀에 제출한 바 있다.
특검팀은 입원 중인 이 회장과 박 전 실장을 동시에 소환해 고가의 귀금속이 전달된 방식과 인사 청탁이 이뤄진 경위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소환 조사를 시작으로 매관매직 의혹 수사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특검보는 “특검 수사의 본질은 선출되지도, 법에 의해 권한이 부여되지도 않은 사인(私人)이 대통령실 자원을 이용, 사욕을 위해 대한민국 법치 시스템을 파괴한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권력에 기대 인사 전횡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는 김 여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사의를 표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 이원장을 둘러싼 의혹은 그가 인사 청탁을 목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금 거북이를 제공했다는 게 골자다. 특검팀은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금 거북이와 함께 이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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