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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침표 못 찍은 李-트럼프 회담, 후속 청구서 대비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측 수행원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25일 첫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하루 만에 트럼프 행정부가 후속 청구서를 꺼내 들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6일 “한국과 일본 등의 자금으로 국가경제안보기금이 조성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의 뜻과 무관하게 한국이 제시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을 미국 제조업 부활과 인프라 건설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7일 미국 행정부의 지분 인수가 필요한 산업 분야로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 이어 조선업을 꼽았다. 미국이 조선 업체 지분을 가져가게 되면 1500억 달러에 이르는 한국 조선 업체들의 대미 투자 계획과 경영권이 미국 정부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정상 간 신뢰와 한미 동맹 강화를 확인하면서 무난하게 끝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이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친중 오해를 푼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공동성명이나 공동발표문 등 문서화된 합의가 하나도 없어 미완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과 대미 투자 확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이 거의 해소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등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 대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선을 그은 만큼 앞으로 양국이 ‘안보 불협화음’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정부는 정상회담은 시작에 불과하고 ‘진짜 줄다리기는 지금부터’라는 각오로 실무 협상에 임해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부 협상 과정에서 상호 호혜의 원칙하에 우리 국익과 안보를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 이전’과 같은 돌발 요구를 들고나올 시나리오에도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미일 밀착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관리하는 것도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비리 정치인 사면 등의 여파로 취임 후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다. 조만간 날아들 미국의 정상회담 후속 청구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지지율이 더 하락하면서 국정 운영의 동력마저 꺾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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