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와 태아가 폭염으로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 연구팀의 분석을 인용해 기온이 오를수록 임신부의 조산·사산·저체중 출산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출산 전 한 달간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조산 위험이 약 4% 늘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산은 단순한 조기 출산이 아니라 신생아 사망 확률을 키우고 향후 심혈관 질환, 호흡기 장애, 발달 지연 등 평생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중국에서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만 3000건이 넘는 조산이 폭염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 중 4분의 1 이상은 인위적인 기후변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폭염의 충격은 모든 임신부에게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다. 미국 의사협회 학술지 '자마네트워크오픈(JAMA Network Open)'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폭염이 발생하면 전체 임신부의 조산 위험은 평균 2% 늘어나지만 29세 이하·교육 수준이 낮은 여성·소수 인종 출신 여성에게서는 그 위험이 4%까지 치솟았다.
이 연구를 주도한 린지 대로우 네바다대 교수는 "모든 임신부가 같은 조건에서 폭염을 겪는 것은 아니다"라며 "에어컨 사용 여부, 전기요금을 감당할 경제력, 야외 노동 종사 여부 등이 임신부의 위험 수준을 가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6월 1일~7월 29일 기준 전국 폭염 일수는 15일, 열대야 일수는 6.9일이며 각각 역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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