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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트럼프가 촉발한 밸류업 경쟁

국제부 김창영 기자

유럽·중국, 증시 부양 위해 고군분투

한국은 대주주 기준 불확실성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증시에 열광하는 ‘미장 열풍’이 한국만의 고민은 아니다.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이어갈수록 유럽과 중국은 증시 디스카운트(저평가)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올리고 인텔 지분까지 사들이며 투자자를 유혹하니 돈이 빠져나가는 경쟁국은 속이 쓰리다. 쌈짓돈을 팰런티어·엔비디아에 쏟아붓는 개미 투자자, 자국 러브콜을 뿌리치고 뉴욕에 입성하려는 기업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각국 정부의 숙제가 됐다.

한때 서방 금융시장 패권을 놓고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유럽은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에 완패하는 양상이다. 미국 엔비디아(4조 4000억 달러) 시가총액 하나가 런던 증시 시장 가치(5조 달러)와 맞먹고, 유럽이 키운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예비 상장사)은 뉴욕으로 떠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 결과 유럽 기업공개(IPO) 자금 조달은 올 들어 반 토막 난 반면 미국은 38% 급증했다. 영국 대표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뉴욕으로 이전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중국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제자리걸음이고 CSI300지수도 2021년 고점에 턱없이 못 미친다. 증시를 국영기업 자금 조달 수단으로 여기면서 배당이나 투자자 권리를 신경 쓰지 않은 결과 돈은 시장으로 흐르지 않고 있다.



유럽과 중국은 트럼프식 밸류업(가치 제고)에 맞서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영국은 증시 거래시간 확대를 검토하고 국제금융 서비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의 비자 취득과 규제 해결을 돕는 특별 관리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중국 역시 올해 3월 소비진흥특별행동방안을 발표하면서 연기금의 시장 진입 활성화, 국유기업 상장사 관리 강화로 은행에 쌓인 예금을 증시로 유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한국은 어떠한가. 코스피 한 달 수익률이 세계 최고에서 20위권으로 추락한 상황에서도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과 배당소득 분리과세율을 놓고 몇 달째 갈팡질팡한다. 답을 늦게 낼수록 밸류업 경쟁에서 뒤처질 뿐이다. 정부가 조속히 결단을 내려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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