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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180도 뒤바뀐 ‘대북 정책’ 기조에 스텝 꼬인 軍[이현호의 밀리터리!톡]

北 MDL ‘30여 명’ 침범→‘수 명’으로 축소

나흘간 쉬쉬, 北 담화문 후 마지못해 공개

앞서 軍 ‘北 확성기 철거’ 과장발표도 자초

대북 유화책 기조 눈치보느라 저자세 대응

북한군이 전선지역에서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 제공=합참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 대북 정책 기조가 180도 뒤바뀌면서 북한에게 저자세를 취하는 듯한 군 당국의 어처구니없는 대응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 눈치를 보는 탓에 스텝이 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지난 18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연합 정례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기간 중부전선 휴전선 일대에서 북한군 30여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남하했지만 군 당국이 ‘수명’이 넘어왔다고 축소 발표해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고정철 육군 중장 명의로 된 ‘남부 국경 일대에서 군사적 충돌을 야기시키는 위험한 도발 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담화를 보도하면서 드러났다.

조선중앙통신은 “8월 19일 한국군 호전광들이 남쪽 국경선 부근에서 차단물 영구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 군인들에게 12.7㎜ 대구경 기관총으로 10여 발의 경고 사격을 가하는 엄중한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며 “군사적 충돌을 노린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도발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련 병력의 활동은 “정상적인 국경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한민국과 접한 국경을 영구 봉쇄하기 위한 차단물 공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경고사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즉각 반박했다. 합참은 “지난 19일 화요일 오후 3시쯤 중부전선 DMZ 내 군사분계선에 근접해 작업 중이던 북한군 중 일부가 군사분계선을 침범해 경고방송을 했지만 돌아가지 않아 경고사격을 했고 이후 북한군은 MDL 이북으로 북상했다”고 밝혔다.

군 대응의 저자세 논란은 유엔군사령부 발표로 비롯됐다. 유엔군사령부는 24일 관련 질의에 “한국군이 수차례 경고 방송을 했지만 북한군이 불응해 한국군이 지정된 장소에 경고 사격을 했고, 북측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였다. 유엔사는 북한이 사전에 관련 작업 계획을 통보했다고도 했다.

문제가 되는 건 합참은 비공식적으로 북한군 병력 ‘수 명’이 MDL 남측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통상 ‘수 명’은 10명 미만을 의미한다. 하지만 유엔군사령부는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조사 결과 북한군 30여 명이 군사분계선을 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 군 당국과 다르게 발표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합참이 공개한 북한군 동향. 사진 제공=합참




게다가 우리 군은 북한군 소대급 병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면 지침에 따라 정상적인 경고사격으로 대응한다. 이런 경우 휴전선 상황을 100% 공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이 이를 침묵한 탓에 북한이 ‘적반하장’격 담화문을 내도록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북한군이 지난해 6월과 올해 4월 MDL 이남을 침범해 경고 사격을 했을 때는 이를 먼저 언론에 알렸다. 반면에 이번에는 나흘 지나 북한군 담화문을 발표하지 마지못해 공지한 것이다. 무엇보다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북한군 숫자까지 축소한 정황이 유엔사 발표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절차에 따른 우리 군의 정당한 대응을 ‘도발 행위’라고 억지를 쓰는데도 이를 곧장 반박조차 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를 너무 의식해 벌어진 저자세 대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뿐이 아니다. 합참은 지난 8월 9일 북한이 대북 확성기 일부를 철거하는 조짐을 보이자 발빠르게 당일 공지했다. 그러면서 이후 벌어진 북한의 대북 확성기 재배치 및 추가 설치 등은 공개하지 않아 ‘과장발표’ 논란을 자초했다. 북한은 2대 가운데 당일에 1대를 재설치했다.

이 같은 북측 움직임이 대통령실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모습도 연출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북측도 일부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고 발언했고, 이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4일 “확성기들을 철거한 적이 없으며 또한 철거할 의향도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결국 북한의 기만전술에 놀아난 사실이 드러났다”며 합참의 섣부른 발표와 어처구니없는 대응에 대한 비판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기만전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일축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22일 북한이 철원과 화천 전방에 기존에 없던 대남확성기 2대를 추가로 설치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우리 군은 이번엔 침묵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북한군 30여 명의 남하 소식은 이재명 대통령인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23일 당일 북한이 담화문으로 발표하면 남한을 자극한 진위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은 이 대통령의 유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대화할 뜻이 없다는 뜻을 또다시 명확히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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