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 랭킹에서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62위, 윤이나가 64위였다. 이번 주 상금 랭킹에서 윤이나는 64위 그대로지만 헨더슨은 35위로 27계단 껑충 뛰었다.
그동안 ‘톱10’ 한 차례에 그쳤던 헨더슨이 2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미시소가의 미시소가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CPKC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최종일 4언더파 67타를 친 헨더슨은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호주 동포 이민지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해 상금 41만 2500달러를 받았다. 헨더슨의 우승은 2023년 1월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지금 LPGA 투어는 22개 대회 챔피언 얼굴이 모두 다른 미증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구나 우승할 수 있고 누구라도 컷 탈락할 수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대한민국 유일의 LPGA 신인 윤이나는 그토록 기대하던 ‘톱10’ 성적을 내지 못했다. 첫 날 공동 13위로 시작했지만 2라운드 공동 21위, 3라운드 공동 29위로 물러나더니 최종 공동 36위(2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로는 공동 10위(6언더파 278타) 김세영, 공동 15위(5언더파 279타) 이소미, 공동 20위(4언더파 280타) 이정은5 그리고 공동 27위(3언더파 281타) 고진영 다음 순위다.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지만 분명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일단 처음 접하는 캐나다 대회와 생소한 코스에도 불구하고 나흘 동안 하루도 오버파를 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4라운드 동안 오버파를 치지 않은 건 포드 챔피언십과 이 대회 두 번 뿐이다.
오버파를 벗어난 과정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경기 도중 흔들리는 위기 속에서도 뒷심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1라운드는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큰 문제가 없었다. 2라운드에서는 버디와 보기 2개씩 기록했는데, 두 번 모두 보기가 먼저 나오고 이를 버디로 만회하면서 이븐파를 쳤다. 3라운드에서도 15번 홀까지 2타를 잃고 있다가 16번과 17번 홀에서 연속버디를 잡으면서 오버파를 면했다.
최종일도 3라운드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5번 홀(파5) 버디로 시작했지만 6번(파3)과 7번 홀(파4)에서 연속보기로 흔들렸고 설상가상 11번 홀(파4)에서 다시 보기가 나오면서 2타를 잃고 있었다. 하지만 13번 홀(파5)과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떨어뜨리면서 끝내 오버파 스코어에서 탈출했다.
한 동안 나쁜 스코어가 이어지면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윤이나는 상금 뿐 아니라 CME 포인트에서도 지난 주 순위(77위)를 지켰다. 이제 아시안 스윙 출전 자격을 가리는 CME 포인트 순위 결정까지 FM 챔피언십과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2개 대회만을 남겨뒀다. 물론 2개 대회에 모두 윤이나의 이름이 출전자 명단에 들어 있다.
큰 이변이 아니라면 아시안 스윙 대회에 출전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래도 윤이나는 지금 반드시 극복해야 할 ‘시련의 시간’을 지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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