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경기도 포천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3라운드 3번 홀(파5).
왼쪽에 낭떠러지가 있고 오른쪽에는 나무가 빽빽한 언덕으로 이루어진 이 홀에서 김민솔은 과감히 드라이버를 꺼냈다. 티샷 낙하지점이 워낙 좁고 조금만 실수해도 공을 잃어버릴 수 있는 홀이라 대부분 우드 티샷을 하는 곳이지만 김민솔은 달랐다. 티샷은 잘 맞았지만 그만 오른쪽 카트 도로를 맞고 튕긴 공은 오른쪽 언덕 숲으로 사라졌다. 프로비저널 볼을 쳐야 했던 김민솔은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드라이버로 티샷을 날렸다. 이어 네 번째 샷으로 그린 뒤로 공을 보낸 김민솔은 흔히 얘기하는 ‘OB 버디’ 보기로 이 홀을 넘겼다. 하지만 이 홀에서 흔들린 김민솔은 결국 1타를 잃고 2라운드 선두와 ‘1타 차 단독 2위’에서 3라운드 선두와 ‘9타 차 공동 9위’로 물러났다.
대회 최종일 김민솔은 3번 홀에서 또 다시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다. 결과는 ‘2온 이글’이었다. 두 번째 샷을 11m에 붙인 뒤 이글 퍼팅을 성공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공동 3위로 6계단을 오르고 대회를 마쳤다. 우승을 차지한 홍정민과 무려 10타 차이가 났지만 3라운드 3번 홀 보기가 아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3라운드에서만 73타를 쳤을 뿐 1라운드 65타, 2라운드 65타 그리고 최종일 66타로 무서운 몰아치기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우승은 놓쳤지만 그의 두려움 없는 골프는 골프 팬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22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 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 컵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친 김민솔은 1라운드에 이어 단독 선두(16언더파 128타)를 달렸다. 첫날 10언더파 62타보다는 4타를 덜 쳤지만 2위와의 타수 차이는 2타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샷은 15번 홀(파4)에서 잡은 샷 이글이다. 140야드 정도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사라졌다. 하지만 이 이글보다는 1라운드 18번 홀(파5) 퍼팅 이글이 더 화끈했다. 티샷 280야드, 두 번째 샷 260야드를 보낸 뒤 10m 퍼팅 성공으로 연결하는 ‘완벽한 이글’이었다.
김민솔은 지금 2부 드림투어에서 뛰고 있지만 KLPGA 투어 최강자라고 해도 될 만큼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드림투어에서는 4승을 거두면서 이미 내년 정규 투어 입성이 확정된 상태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곧바로 KLPGA 투어로 직행하겠지만 다시 그의 공격 골프가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두려움 없는 공격 골프는 KLPGA 무대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게 분명하다.
이날 6타를 줄인 이다연과 7타를 줄인 노승희가 공동 2위(14언더파 130타)를 달렸고 7언더파 65타를 친 정윤지가 단독 4위(11언더파 133타)를 기록했다. 이가영이 단독 5위(10언더파 134타)에 이름을 올렸고 김수지와 박주영은 공동 6위(9언더파 135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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