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가 반탄 주자 김문수·장동혁 후보의 결선 진출로 일단락되면서 당 혁신 시도가 사실상 좌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두 후보 모두 선거 기간 내내 ‘강한 야당’을 외치며 거센 대여 투쟁을 주장한 만큼 당 체질 개선보다는 여야 대치에 열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개최된 제6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장 후보가 결선에 진출하며 반탄 주자들의 독주가 현실화했다. 이날 결과로 국민의힘의 ‘단일대오’ 투쟁 노선이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투표 결과를 받아 든 김 후보는 “동지 여러분이 범죄자 이재명 독재정권을 막는 의병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장 후보는 “분열을 안고 갈 것인지, 내부총질자를 정리하고 단일대오로 갈 것인지, 이제 한 번의 선택이 남았다"고 목소리 높였다.
반면 당내 혁신 목소리를 대표해온 조경태·안철수 후보의 거취는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앞서 장 후보는 안·조 의원에게 전당대회 이후 거취를 스스로 표명하라는 등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 김 후보의 경우 단일대오 형성을 위해 조·안 후보를 포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 내 반발 가능성과 함께 찬탄 후보들이 동참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특임교수는 “반탄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윤석열 부부와 절연하고, 보수를 재구성해 완전히 새로 태어나는 것이 시급하지만 전당대회 상황을 보면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 국민의힘 분당 시나리오도까지 거론되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2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동훈 계열 모 인사를 만났는데 장동혁이 당 대표가 되면 자기들은 탈당을 한다고 했다"며 “김문수·장동혁이 당 대표가 된다면 분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한계 인사들은 당 대표 선거 기간 조경태 후보를 공개 지지했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분당된다면 조 후보로서는 유일한 우군을 잃는 셈이다. 안 후보도 선거 기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윤희숙 전 여의도연구원장의 지지를 받는 등 당내 기반을 좀처럼 다져오지 못했다.
혁신 동력이 꺼짐과 동시에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아스팔트 우파’가 다시 거리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장 후보와 스킨십을 이어가며 연일 강경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비롯한 강성 지지층의 결집이 명약관화라는 주장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윤어게인'과 부정선거와 완전히 선을 그어야 하는데 당이 그것을 여전히 붙들고 있다”며 “오물을 뒤집어 쓰고 다 같이 손 잡고 가자는 식의 통합은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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