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와 이다연 그리고 박지영은 약간 비슷한 면이 있다. 일단 세 선수 나이가 비슷하다. 김수지와 박지영이 1996년생이고 이다연은 1997년생으로 한 살 어리다. 세 선수는 또 박지영 10승, 이다연 8승, 김수지 6승으로 5승 이상을 거둔 베테랑 챔피언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올해 세 선수가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닮았고 톱10 횟수도 비슷하다. 김수지와 박지영이 톱10 6회를 기록하고 있고 이다연은 5차례 10위 이내에 들었다.
21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에서 세 선수를 한 조로 묶은 것은 닮은 점이 많아서일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대회 첫 날 김수지와 이다연이 ‘닮은 꼴 스코어 카드’를 작성했다는 점이다. 나란히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고 8언더파 64타를 쳐 시즌 첫 승에 도전하게 됐다. 박지영은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김수지와 이다연 둘이 버디 16개를 합작했지만 단 2개 홀에서만 동시에 버디를 잡았을 뿐 나머지 12개 버디는 서로 다른 홀에서 나왔다.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버디를 못 잡은 홀은 4개에 불과했다.
전반 9홀(10~18번홀)은 단 한 홀도 동시에 버디를 잡은 곳도 없고 단 한 홀도 버디 없이 지나간 홀도 없다.
김수지가 버디를 잡지 못한 홀은 이다연이 잡았고 반대로 이다연이 버디를 놓친 홀은 김수지가 버디를 성공시켰다.
10번 홀(파5)과 11번 홀(파3)에서는 이다연이 먼저 연속 버디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12번 홀(파4)에서 김수지가 자신의 첫 버디를 잡았고 13번 홀(파5) 이다연, 14번 홀(파3) 김수지 그리고 다시 15번 홀(파4) 이다연이 엇갈려 버디를 잡았다. 박지영은 15번 홀에서 첫 버디를 노획했다.
이번에는 김수지가 16번(파3)과 17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이다연과 버디 개수를 4개로 맞췄다. 하지만 전반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이다연이 홀로 버디를 잡으면서 전반 9홀에서 ‘버디 5개의 이다연’이 ‘버디 4개의 김수지’를 한 타 앞섰다.
후반 초반 김수지의 샷이 후끈 달아올랐다. 1번(파5)과 2번(파4) 그리고 3번 홀(파5)에서 3연속 버디를 떨어뜨린 것이다. 3번 홀에서는 이다연도 버디를 잡으면서 두 선수가 동시에 버디를 잡은 첫 번째 홀이 됐다. 박지영은 1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고 2번 홀에서는 버디를 잡았다. 1번 홀 박지영의 보기는 이날 세 선수의 스코어 카드에서 나온 유일한 보기였다.
4번(파3)부터 5번(파4)을 거쳐 6번 홀(파3)까지는 시간이 멈춘 듯 세 선수의 버디 사냥도 잠시 그쳤다. 지루했던 파 행진을 깬 건 두 선수 동시였다. 7번 홀(파4)에서 김수지와 이다연이 나란히 버디를 떨어뜨렸다. 이때까지 김수지가 버디를 1개 더 잡고 있었지만 끝내 이다연이 8번 홀(파4)에서 홀로 버디를 잡으면서 두 선수 버디 개수를 사이좋게 ‘8개’로 맞췄다. 9번 홀(파4)에서는 김수지와 이다연이 모두 버디 기회를 놓쳤지만 대신 박지영이 버디를 잡으면서 첫 날 동반 라운드를 마쳤다.
노승희가 버디만 7개를 잡고 7언더파 65타를 쳤고 박민지가 6언더파 66타 그리고 방신실도 5언더파 67타를 치고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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