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21일 단행됐다. 서울중앙지검 1·2·3차장을 비롯해 대검찰청과 법무부 등 주요 부서의 간부들이 전면 교체되면서 검찰 조직이 사실상 새롭게 꾸려졌다. 외부 기관 파견은 축소되고 여성 중간간부 비율은 높아졌다.
법무부는 이날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665명, 일반검사 30명 등 검사 695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발령일은 이달 27일이다.
전국 최대 검찰청의 ‘2인자’ 이자 최선임 차장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최재아(사법연수원 34기) 김천지청장이 발탁됐다. 중앙지검 사상 첫 ‘여성 1차장’이다. 최 차장은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해 서울북부지검 검사,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교수를 거쳐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법무부 법무과장,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을 지냈다.
2차장은 장혜영(34기) 부산서부지청 차장이, 3차장은 박준영(34기) 수원지검 형사1부장이 각각 새로 임명됐다. 과거 특수부인 반부패수사부 등 직접수사 부서를 지휘하는 4차장에는 이준호(34기) 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이 보임됐다.
기존 서울중앙지검 1·2·3차장은 모두 검사장 승진이 좌절되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통상 중앙지검 차장검사는 성남지청장,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차장과 함께 검사장 승진에 가장 앞서있는 후보군으로 인식돼왔다. 공봉숙(32기) 2차장은 서울고검 검사로, 이성식(32기) 3차장은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성 발령됐다. 박승환(32기) 1차장은 의원 면직됐다.
대검찰청 중간간부들 역시 새 인물들로 채워졌다. 대검 정책기획과장에는 나하나(36기) 중앙지검 기획담당관이 새로 보임됐다. 이 보직을 여성 검사가 맡은 것은 검찰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나 과장은 서울동부지검 검사로 임관해 법무부 검찰국 검사, 형사기획과 팀장을 거쳐, 대검 디앤에이·화학분석과장을 지냈다.
대검 기획과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이 배치되는 자리다. 검찰 동기 가운데 가장 우수한 자원이 배치되며 기획을 비롯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가는 자리다. 검찰을 외청으로 두고 있는 법무부의 검찰과장과 여러 사안을 논의하고 연락하는 카운터파트다.
검찰 중간간부 가운데 최우수 자원이 법무부 검찰과장을 맡고 그보다 후배 그룹에서 통상 대검 기획과장을 맡을 때가 많다. 현재 검찰과장은 김수홍(35기) 부장검사가 맡고 있다. 검찰국 검찰과장이나 형사기획과장, 대검 기획과장은 통상 검찰국 출신들이 배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 전형적인 인사가 이뤄지던 시절에는 검찰국 검사를 거쳐 형사기획과장을 거친 뒤 검찰과장으로 가는 게 '코스'로 인식돼왔다. 역시 검찰국 출신이 대검 기획과장으로 넘어오기도 한다.
형사정책담당관은 정현(35기) 중앙지검 형사4부장이, 반부패기획관에는 장재완(34기) 중앙지검 형사8부장이, 공공수사기획관에는 임삼빈(34기) 고양지청 차장이 각각 임명됐다.
법무부·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공보라인도 모두 교체됐다. 법무부 대변인에는 김태훈(35기) 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이 새롭게 임명됐다. 노선균(35기) 대변인은 강릉지청 지청장으로 부임한다 . 대검 대변인에는 이진용(35기) 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이, 중앙지검 공보담당관에는 권내건(35기) 대검 인권기획담당관이 각각 자리를 옮기게 됐다.
국내 외부기관의 검사 파견 보직은 기존 35석에서 28석으로 감축됐다. 파견감축 기관은 국정원(2석), 감사원, 법제처, 환경부, 방송통신위원회, 헌법재판소 등이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국민과 국가에 헌신하는 자세와 뛰어난 실무 능력을 갖추었는지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검찰에서 업무역량과 리더십을 인정받아온 인재들을 중용했다”며 “공정한 법 적용에 대한 의지를 갖추고 그동안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균형 있고 충실하게 사건을 처리했는지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전문성과 실력, 인품을 두루 갖춘 여성 검사들을 주요 보직에 다수 발탁했다”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하반기 인사 직후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의 차장·부장급 여성 검사 비율은 25%였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42%로 대폭 증가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현재 특별검사실에 파견되어 근무 중인 차장·부장급 검사들도 주요 기관장, 부서장 등에 보임했다”며 “추후 특별검사실의 업무를 마치고 복귀하면 이번에 보임된 보직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