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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잔디석' 쓱 치우자 나온 표시에 '부글'…결국 고발당했다, 무슨 일?

잔디를 치우자 나오는 장애인석 표시. 대전시 제공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홈 경기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 장애인석을 잔디가 깔린 일반 특별석으로 변경해 운영했다가 결국 한 장애인 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20일 대전장애인권익수호연대(가칭·수호연대)와 대전시의회 황경아 부의장은 한화이글스 구단 관계자를 형사 처벌해 달라며 대전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 4월 정기 점검에서 구장 내 2층 장애인석 90석이 인조 잔디로 덮여있고, 일부 장애인석 쪽에 이동형 일반석이 설치되면서 장애인 이동 통로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인조 잔디를 제거하는 등 장애인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원상복구 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한화이글스는 직전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장애인석 약 90석을 인조잔디로 덮고 '특별석'으로 판매해 경기당 약 500만 원, 총 2억 원이 넘는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현행법상 체육시설은 시설의 1%를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도록 돼 있다. 또 장애인 복지카드 소지자에 한해 입장료 50%를 감면해야 한다.

그러나 한화이글스 구단은 장애인을 위해 저렴하게 제공해야 할 좌석을 오히려 '특별석'이라는 이름으로 5만 원에 팔아온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시민들의 공분을 사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한화이글스는 박종태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이번 장애인석 특화석 변경 운영과 관련해 장애인 여러분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불편을 겪으신 장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잔디를 치우기 전 특별석 모습. 대전시 제공


그러나 이날 고발장을 접수한 수호연대는 한화이글스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에 오히려 공분하고 있다.

수호연대는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삐뚤어진 관념을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주는 사과문"이라며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재발방지책을 만들 것이며 해당 관계자들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진정성 있게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관계자가 형사 처벌될 때까지 우리는 강력하게 한화그룹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를 대표해 고발장을 접수한 대전시의회 황 부의장은 연합뉴스에 "수호연대는 돈을 바라는 게 아니다"라며 "한화이글스가 불법 행위로 시민을 속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성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처벌해 달라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수호연대 외에도 이번 사태에 목소리를 내는 다른 두 장애인단체는 최근 한화이글스의 요청에 따라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달 18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화이글스 사례를 언급하며 ‘모든 스포츠 경기장의 장애인석 운영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지자체와 협의해서 조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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