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20대 실업자가 지난달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업이 신입 채용을 줄이고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면서 경험이 부족한 20대 청년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20대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3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33.5%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21년 4월(44.6%)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취업 무경험 실업자'란 취업 경험이 없고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했지만 취업에 실패한 사람을 뜻한다. 전체 취업 무경험 실업자(3만8000명) 중에서 20대(3만2000명)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업 관련 경험이 적은 20대 청년층은 고용 지표에서 크게 부진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대 전체 실업자 수는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이지만 취업 무경험 20대 실업자는 6월 3.1% 증가에 이어 7월 33.5% 급증했다.
7월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17만1000명 증가해 7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20대(-13만5000명)는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취업자가 두자릿수로 감소했다. 15~29세 고용률은 15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청년층 고용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 그런데 취업 무경험 실업자의 경우 월별로 변동성이 커 이 추세가 지속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 경험이 있더라도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지 1년이 넘은 20대 실업자는 7월 5만8000명으로 9.3% 늘었다. 실업 및 구직 기간이 길 수록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고용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커지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쉬는 인구도 청년층에서는 늘고 있다.
7월 경제활동참가율은 30대(83.1%, 0.3%p↑), 40대(81.6%, 0.9%p↑), 50대(79.1%, 0.2%p↑), 60대 이상(48.6%, 0.5%p↑) 등대부분 연령대에서 상승했지만 15~29세에서는 유일하게 마이너스(48.4%, -0.8%p↓)를 나타냈다.
2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쉰' 인구는 42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 늘었다. 2024년 5월 이후 1년 2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의 신입직 채용 비중은 2009년 82.7%에서 2021년 62.4%로 떨어진 반면, 경력직 채용 비중은 2009년 17.3%에서 2021년 37.6%까지 높아졌다. 또 정기공채를 통해 직원을 채용하는 기업보다 수시채용을 통해 직원을 선발하는 기업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상용직에 취업할 확률은 1.4%로 나타났다. 경력자(2.7%)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경력직 채용 증가는 근로자의 직업관과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청년들이 대기업·정규직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한 중소기업·비정규직에서도 경력 개발을 시작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