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경쟁의 마지막 변수로 꼽혔던 ‘찬탄(탄핵 찬성) 후보’ 단일화가 물 건너갔다. 당 대표 후보들은 본투표를 하루 앞둔 19일 서로 당심과 민심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에 올을 올리며 막판 표심 공략에 나섰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 출마한 조경태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젠 혁신 후보 단일화는 국민 여러분들과 당원분들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 모든 단일화 방식과 절차를 일임했지만 저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으로 당원의 힘으로 여론조사 국민 1위 중도층 1위인 조경태로 단일화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조 후보는 출마 선언 때부터 일관되게 ‘혁신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자신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왔다. 한동훈 전 대표와 윤희숙 혁신위원장도 당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반탄(탄핵 반대)파에 맞서 조·안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안 후보는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 어차피 반탄 후보와 결선에서 승부를 봐야 하기에 인위적 단일화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20일 모바일 투표가 시작되는 만큼 혁신 후보 간 단일화는 최종 무산된 셈이다. 조 후보는 “여론조사상으로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 제가 1등이고 우리 당에는 강성 극우 세력보다 합리적 보수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중도 확장성이 가장 높은 민심을 따르는 조경태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거두지 않았다.
조·안 단일화 무산으로 당원 투표 비중(80%)이 높은 전당대회에서 강경 보수 색채를 띤 주자들이 맞붙는 이른바 ‘김앤장(김문수와 장동혁) 결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두 반탄 후보가 나란히 1·2위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전당대회 후보군에서도 찬탄·반탄 가릴 것 없이 “현실적으로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양강 구도(김재원 최고위원 후보)” “단일화가 안되면 혁신파 2명은 3·4위로 빠져버리고 장·김 후보가 올라가는 참담한 사건이 될 것(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이라며 반탄 후보 간 결선행을 점치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은 전당대회 전 마지막 TV토론회 나서 막판 표심 결집에 열을 올렸다. 이날 조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불법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윤어게인’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이냐”며 강하게 압박했다. 장 후보는 당 대표가 된다면 ‘당론’을 없애겠다는 조 후보에게 “당론에 따를 의사가 없다면 당을 떠나 소신에 맞는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맞다”고 쏘아붙였다.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항의해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 후보는 후보들의 동참을 촉구하며 당심 뺏기에 집중했다. 안 후보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의 절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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