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여행업계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소비 여력이 큰 5060 세대를 중심으로 '쓸 땐 쓰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1억 원이 넘는 초고가 상품까지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SK스토아는 이달 초 선보인 '늘곁애 미리 크루즈'가 방송 목표치의 170%를 넘어섰다고 18일 밝혔다. 지중해·알래스카·북유럽·동남아 등 전 세계를 도는 고급 크루즈 상품으로 지난달 첫 방송에서는 1시간 만에 상담 6000건, 취급액 100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이 내놓은 1600만 원대 '아프리카 비즈니스 패키지' 역시 방송 당일 상담 780건이 몰렸고 하나투어가 선보인 유사 상품도 650건의 상담을 기록했다. 현대홈쇼핑은 최대 2990만 원에 달하는 남미 4개국 패키지를 판매해 목표 매출의 16배를 달성했다.
은퇴 이후 여가를 중시하는 중장년층이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잡으면서 프리미엄 수요는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롯데홈쇼핑의 '북극 크루즈' 상품은 60대 이상 고객 비중이 40%를 넘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비아신세계'도 고가 여행 상품 흥행 대열에 합류했다. 개설 10일 만에 누적 방문자 12만 명을 기록했으며 1인당 1억 1800만 원에 달하는 북극 탐험 상품이 실제 예약으로 이어졌다. 9월 출발 예정인 아이슬란드 오로라 관광 상품도 이미 매진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단순한 여행이 아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콘셉트가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SSG닷컴도 크루즈를 타고 일본 북해도에 기항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아이슬란드·남미 등 이색 여행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여행상품을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는 고가 여행상품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경제력이 높은 시니어층의 유입과 함께 일반 상품보다 높은 마진 구조가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도 여행 상품에 관해선 쓸 때 과감하게 쓰려는 심리가 많고 경제 수준이 높은 시니어들의 유입도 많다"며 "프리미엄 여행 상품은 일반 상품보다 마진율도 높아 새로운 상품 수요를 최대한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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