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폐쇄회로(CC)TV 관제요원의 눈에 서초구 일대 골목길을 배회하는 한 20대 남성의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늦은 밤 손에 라텍스 장갑을 끼고 서초구 다세대주택 골목을 배회하던 해당 남성은 이른바 ‘던지기’를 하는 마약 전달책이었다. 적발 당시 그의 가방 속엔 필로폰 21봉지가 들어있었다. 경찰은 이미 배달을 마친 18봉지를 포함해 총 39봉지의 마약봉지를 회수했다.
서울시는 최근 2년간 CCTV관제를 통해 총 358건의 마약의심행위를 적발하고, 이 중 36명을 경찰이 검거하도록 연계했다고 18일 밝혔다. 유흥가, 대학가, 주택가 등 일상에 파고든 마약범죄를 추적하기 위해 서울 전역의 총 11만3273대의 CCTV를 활용한 결과다.
서울시가 2023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적발한 마약의심행위 건수는 총 308건에 달한다. 지역별 적발 현황을 보면 대형 유흥업소와 클럽이 밀집한 서초구(111건)와 강남구(63건)에서 마약의심행위가 집중 적발됐다. 도합 174건으로, 이는 전체 적발건수의 절반(48.6%)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마약 전달책이 검거된 주요장소를 보면 주택가 인근이 가장 많았고, 도로 및 차량이 뒤를 이었다.
시는 마약류 범죄 24시간 관제를 위해 CCTV 관제요원 322명을 대상으로 마약의심행동 식별 실무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교육 횟수를 늘려 도시 전역 마약범죄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배회하며 건물을 드나들거나, 배달기사로 위장해 던지기를 하는 수법, 청소년이 수업을 빠지고 배회하며 던지기를 하는 등 최근 사례를 교육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마약 관련 게시물 단속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포털사이트에서 마약 관련 게시물 1만621건을 적발해 차단요청하는 등 최근 유행하는 비대면 방식의 마약유통 차단에도 나서고 있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서울시는 실시간 CCTV 감시와 함께 예방부터 치료·재활까지 촘촘한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시민들도 일상 속에서 마약 위험을 감지하면 즉각적인 신고로 대응에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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