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북한 가이드가 '좋게 써달라' 압박"…러 관광객이 본 원산의 기묘한 풍경 보니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스




북한이 '국보급 관광 명소'로 내세운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은 러시아 관광객들이 화려한 시설과 대접에 놀라면서도 묘한 불편함을 느꼈다. 그 이유는 지나치게 인위적인 분위기였다. 관광객들은 이동할 때마다 항상 가이드가 동행했고 심지어 "긍정적인 후기를 남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2일(현지시간) 지난달 원산을 다녀온 러시아인들의 경험담을 전했다.

관광객들은 고층 호텔과 대형 물놀이장, 푸아그라와 반죽 치즈가 포함된 최고급 뷔페를 즐겼다. 한 관광객은 "누군가 사진만 보여줬다면 절대 북한이라고 생각 못했을 것"이라며 "외관상 유럽 리조트와 충분히 경쟁 가능하다"고 말했다.

거리의 주민들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사진을 찍었지만 러시아 매체 콤메르산트의 기자 아나스타샤 돔비츠카야는 "만난 사람들이 모두 러시아어를 이해하고 심지어 완벽하게 구사했다"며 진짜 주민인지 의심했다고 밝혔다.

그가 본 풍경도 이상했다. 거리는 텅 비었고 같은 커플이 하루 종일 당구를 치고 있었다. 어떤 이는 담배를 계속 피웠고 또 다른 이는 제방을 따라 자전거를 오르내렸다. 또 베란다에서 맥주를 먹은 이는 맥주를 홀짝거렸는데 컵에 담긴 맥주는 거의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관광객이 주민과 대화를 나누는 건 금지됐지만 주민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관광객을 유명인처럼 사진 찍으며 "러시아!"를 외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가이드가 '양국의 우정은 여러분이 전하는 이야기와 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며 압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평양행 비행기 안에서도 규율은 엄격했다. 폴리시추크는 "양식을 작성할 때 잡지를 받침대로 썼다가 제지를 받았다. 잡지에 북한 지도자의 사진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동상이나 초상화 앞에서 절하는 모습을 보니 소련 시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스페인 베니도름을 모델로 조성한 휴양지다. 지난달 초 개장 이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초청한 뒤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