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축구선수 손흥민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 불법 도박 앱 광고에 사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강원랜드를 사칭한 불법 도박 앱 운영 조직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손흥민 선수나 유명 앵커가 "강원랜드 앱을 추천한다", "당첨금이 5분 안에 입금된다"고 말하는 듯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앱 설치와 입금을 유도했다.
해당 영상은 모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이며 강원랜드는 오프라인 카지노 외에 온라인 영업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AI 기술을 악용한 유명인 딥페이크 광고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은 주로 해외에서만 간간이 발생했었지만 올해 들어 국내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침착맨'이 자신의 초상과 음성을 도용한 불법 도박 광고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딥페이크를 사용한 사기 범죄를 제대로 규제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성범죄가 아닌 경우, 수사기관에서도 AI 조작 영상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2026년 1월 'AI 기본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AI 생성물 표시·고지 의무와 허위·사칭 생성물 금지를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의무 조항에 해당해 처벌이 불가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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