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80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정하정)는 13일 한 전 대표가 김 청장과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더탐사’의 강진구 대표 등 7명을 상대로 제기한 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 청장과 강 전 대표 등 피고 5명은 공동으로 7000만 원을, 의혹의 최초 제보자인 이 모 씨는 1000만 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한 전 대표가 2022년 12월 소송을 제기한 지 약 2년 8개월 만에 나온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첼리스트 A씨의 법정 증언과 경찰 조사에서 청담동 술자리가 허위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해당 술자리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주장은 허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청장과 소속 기자들이 해당 보도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술자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 점에서,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2022년 7월 1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고급술집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소속 변호사 30여 명,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과 함께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김 청장은 이 의혹을 국정감사에서 공식 제기했다. 또 의혹의 최초 제보자인 이씨와,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한 이씨의 여자친구 A씨 간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을 술자리에서 봤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 통화 녹취를 더탐사에 제보했고, 더탐사는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다만 같은 해 11월 A씨는 경찰에 출석해 의혹이 허위였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이씨와,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보도한 유튜브 매체 더탐사, 그리고 국정감사에서 의혹을 언급한 김 청장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해당 의혹을 제기하고 보도한 김 청장과 강 전 대표 등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재판도 받고 있다. 이들은 2022년 10월24일부터 2023년 1월9일까지 총 19회에 걸쳐 유튜브를 통해 해당 의혹을 사실처럼 방송하면서,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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