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잡숴, 너무 오래 있네."
"동일 민원 재발 시 영업 폐쇄까지 검토하겠습니다."
강원도 속초시 오징어 난전의 한 식당이 최근 손님에게 식사를 재촉하고 고가 음식 주문을 강요하는 등 불친절한 모습으로 논란이 된 후 난전 상인 일동이 "심각성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속초 오징어 난전을 운영하는 속초시수산업협동조합과 속초시 채 낚기 경영인협회, 속초시 양미리 자망협회는 8일 강원 속초시 청호동 속초시수산업협동조합에서 특별 친절교육과 자정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논란을 빚은 점주가 직접 사과문을 낭독하며 고개를 숙였다. 해당 점주는 "오징어 난전 불친절 사례가 언론과 유튜브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많은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상인들은 불친절한 응대 문제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모든 상인을 대상으로 친절 교육을 실시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관광 도시 속초시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점 거듭 사과드린다"며 "우리 상인들은 고객님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더욱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욱 친절한 응대로 보답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오징어 난전 상인 20여명이 참석해 △밝은 미소와 상냥한 말투로 손님맞이 △정직한 가격 실천 등의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하고 친절 서비스 실천을 다짐했다.
이와 함께 카드 결제 거부, 바가지요금, 고가 음식 주문 강요, 식사 시간 재촉 등 반복 제기되는 불친절·불공정 영업 행위와 관련해 친절 교육도 받았다.
속초시 채낚기 경영인협회는 이날 "해당 입주자에 대해 지난달 22일 경고 처분했다"며 "동일 민원 재발 시 영업정지 또는 영업 폐쇄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입주자는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영업 정지하고, 입주자 전체도 오는 17∼22일 운영 중단 후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며 "이 기간 내부규정을 재정비해 더욱 친절한 운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속초시도 재발 방지와 함께 운영 개선을 약속했다. 시 관계자는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지속해 현장 지도를 실시하고 불친절 사례를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관광 신뢰 회복에 행정력을 집중해 다시 찾고 싶은 도시 속초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유튜브 채널 ‘김술포차’에는 ‘당일치기 속초 오징어 난술 혼술’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 속 유튜버 A씨는 속초의 대표적인 포장마차 거리에서 촬영 동의를 얻은 뒤 한 오징어 전문 식당(B식당)에 입장했다. A씨는 바다 전망이 보이는 외부 좌석에 앉아 오징어회, 오징어통찜, 술 한 병을 주문했다.
오징어회가 제공된 지 약 10분 후, 매장 직원은 A씨에게 “이 아가씨야, 여기서 먹지 말고 안에서 먹으면 안 되겠니?”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당시 매장에는 빈자리가 많은 상황이었고, A씨는 다소 당황했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같은 요구가 반복되자 A씨는 “저요?”라고 되물었고, 직원은 “거기서 잡술래?”라고 되묻는 등 불쾌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에 A씨가 “네”라고 답하자, 직원은 “빨리 잡숴. 너무 오래 있네”라며 눈치를 주는 발언까지 했다. A씨는 “자리 앉은 지 18분, 통찜이 나온 지 2분밖에 안 됐는데 이게 오래인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해당 영상에는 직원이 또 다른 손님에게 오징어라면 대신 가격이 더 비싼 오징어회를 주문하라고 강요하는 장면도 담겼다. B식당 측은 손님 4명이 오징어 2만 원어치와 오징어라면만 주문했다며 “남는 게 없다”는 이유로 해당 손님들의 식사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앞치마 달라, 물티슈 달라, 종이컵, 젓가락, 고추장, 야채 달라고 하니까...”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발언도 나왔다.
전남 여수시에서도 혼자 식사하던 유튜버가 지역 식당에서 홀대를 받았다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해당 식당은 유명 연예인이 소개한 맛집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커졌다.
이에 여수시는 “정기적인 친절 교육과 현장 점검에도 불친절 사례가 발생해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하고, 서비스 개선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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