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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공론장 폐쇄되나”…서울문화재단 웹진 휴간에 집단 반발

재단 “예산 삭감·사업 재편 불가피”

서울문화재단. 연합뉴스




서울문화재단이 12년째 운영해온 온라인 매체 ‘연극인(in)’의 발행을 잠정 중단하면서 예술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재단은 예산 삭감과 사업 재편을 이유로 들었지만 편집진과 일부 예술인들은 “불편한 의제를 다뤄왔다는 이유로 존속이 위태로워졌다”며 사실상 폐간 수순을 밟고 있다고 주장한다.

9일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연극인 폐간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릴레이 1인 시위를 열고 재단의 공식 사과와 복간 약속, 송형종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예술인과 관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연극센터 앞에서 휴간 결정 과정과 사유를 공개하라는 공개질의서도 발표했다.



재단 측은 휴간 사유로 △예산 삭감 △발간 매체 재점검 △서울연극창작센터 개관에 따른 사업 개편 등을 꼽는다. “내부적으로 예산과 운영방식, 연극인 의견을 종합해 다음 단계를 검토하는 중”이라면서다. 하지만 연극인 편집부와 일부 작가들은 “재단 신임 대표가 미투 운동과 장애·퀴어예술 같은 의제를 달가워하지 않아 매체 존속이 위태로워졌다”고 주장한다.

연극인은 2012년 창간한 공적 성격 매체다. 특히 희곡 코너를 통해 약 300편의 신작을 발표하며 신진 예술인을 발굴해왔다. 이 밖에 장애·퀴어·페미니즘 예술과 탈 극장 공간 등 연극의 외연을 넓히는 데도 주력했다고 평가받는다. 리뷰뿐 아니라 연극계 미투 운동과 성평등 논의, 현장 인터뷰 등을 통해 주류 매체가 다루지 않는 영역을 조명했다. 정진세 연극인 편집장은 “무용계 다양성을 담보하던 춤인(in)이 사라지면서 그 분야 담론이 위축됐듯 우리 매체의 폐간은 예술 생태계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공모에서 선정된 희곡 14편 중 6편이 연극인의 휴간으로 게재되지 못했다. 이들 미게재 작가 6인은 작품 발표 기회가 일방적으로 박탈됐다며 복간과 고료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리뷰 코너 고정 필자 3명도 약속된 원고 지면을 잃었다. 재단 측은 ‘비공개 업로드 후 고료 지급’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알려졌으나 작가들은 비평의 기능을 훼손하는 행정 편의라며 반발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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