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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종말 온 줄 알았다"…75년 만에 최악의 산불 난 프랑스 상황 보니

프랑스 남부 오드주 코르비에르 인근에서 발생한 올여름 최대의 산불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 남부를 집어삼킨 산불이 발생 사흘 만인 7일(현지시간) 가까스로 진화됐다.

불길은 5일 오드 지방에서 시작돼 불과 몇 시간 만에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폭염과 극심한 건조, 강풍이 삼박자를 이루며 불은 순식간에 1만 7000헥타르(약 170㎢)를 태웠다. 이는 파리 면적의 1.5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A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프랑스 정부가 국가 화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됐다. 환경부 장관은 "1949년 이후 최악의 화재"라고 밝혔고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국가적 재난 수준의 사태"라고 선언했다.

잿더미가 된 마을은 무려 15곳이다. 가옥 36채가 전소됐고, 한 여성은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관 11명을 포함한 13명이 부상당했으며, 이 중 2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일대 도로는 대거 폐쇄됐고 최대 5000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7일 저녁 기준으로 1500가구는 여전히 전기가 끊긴 상태다.

피해 주민들은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었다. 한 주민은 "전기, 인터넷, 식수까지 다 끊겼다"며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 종말 같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특히 이번 화재는 프랑스 남부의 대표 산업인 와인과 관광업에도 치명타를 날렸다. 수확기 포도밭이 불타면서 와인 생산이 타격을 입었고 관광 인프라 대부분이 손상됐다.

프랑스 남부 존퀴에르 근처에서 소방관들이 산불과 싸우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는 아직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당국은 "완전 진화로 보기엔 이르다"며 재발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최소 10일까지 산림 접근은 금지됐고 도로 곳곳에 전선이 끊겨 추가 위험도 우려된다.

기후 변화의 그늘도 짙다. 프랑스 총리와 환경장관은 이번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와 가뭄을 직접 지목했다. "더운 날씨, 마른 식생, 거센 바람이 최악의 조합을 만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유럽 남부 전역에서 올여름 대형 산불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폭염과 건조일 수가 늘면서, 산불은 이제 '계절 현상'이 됐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지난달 프랑스 마르세유 남부 항구도시에서도 산불로 300명이 다쳤고, 앞서 그리스 키오스섬에서도 대형 산불로 수천 명이 대피했으며 터키 이즈미르 일대에서는 5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유럽연합 기후기관은 "유럽은 지구 평균보다 두 배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국가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극도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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