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을 맞아 삼계탕 등 보양식과 수박 같은 제철 과일로 더위를 이겨내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콩팥(신장) 기능이 떨어진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는 이러한 여름철 별미가 오히려 심각한 독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인 삼계탕은 콩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부담을 가중시킨다. 주재료인 닭고기는 기력 회복에 좋은 고단백 식품이지만 단백질이 몸속에서 소화·대사되는 과정에서 '요소'라는 노폐물이 생성된다. 건강한 사람의 콩팥은 이 노폐물을 문제없이 걸러내지만 기능이 떨어진 콩팥은 과도한 노폐물을 처리하느라 더욱 손상될 수 있다.
콩팥은 우리 몸의 정수기처럼 노폐물을 거르고 수분과 염분 균형을 맞추는 핵심 장기다. 하지만 콩팥은 기능이 70% 이상 저하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여름철 갈증 해소를 위해 즐겨 찾는 수박, 참외, 토마토, 바나나 등도 '칼륨' 함량이 높아 주의해야 할 식품이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칼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중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하기 쉽다.
고칼륨혈증은 손발 저림이나 근육 마비, 혈압 저하,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과일의 칼륨 섭취를 줄이려면 껍질을 벗긴 뒤 2시간 이상 물에 담가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40대 이후부터 콩팥 기능이 자연적으로 감소하므로,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1년에 한 번씩은 소변 검사와 콩팥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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