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지 하루 만에 구속 기로에 놓였다.
특검은 7일 오후 1시 21분께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일 수사를 본격적으로 개시한 지 36일 만이며, 전직 영부인에 대한 헌정 사상 최초의 구속 시도다. 법원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된다.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혐의 등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전날 소환조사에서 김 여사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김 여사는 오전 10시 11분께 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출석해 오후 5시 46분까지 7시간 23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연루된 불법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을 추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집사 게이트,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 ‘본류’ 평가되지만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사건을 들여다보기 위해 김 여사를 추가 소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특검은 추가 조사 없이 김 여사를 바로 구속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편 이날 특검은 이달 1일 한 차례 실패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재시도에 나섰지만 최종적으로 구인이 무산됐다. 특검팀이 지난달 31일 법원에서 발부 받은 체포영장의 집행 기한은 이날까지다. 특검팀은 앞서 브리핑을 통해 “영장을 재청구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을 광화문 KT 사무실로 강제 인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이미 두 차례 연속 집행이 무산되며 강제 구인의 현실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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