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시간에 많은 비를 퍼부은 '괴물 폭우'가 할퀴고 간 광주·전남에 다수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5일 광주소방본부와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5시 30분까지 양 지역에 수백건의 피해 신고가 빗발쳤다. 광주에는 자연재해로 인한 침수 등 172건의 피해가 들어왔으며 전남에는 인명 피해 신고를 비롯해 406건이 접수됐다. 전날 오후 8시쯤 전남 무안군 현경면의 한 하천에서 사람이 떠내려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에서는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지만 풍영정천과 평림천, 광주천, 서창천 등 인근에 대피 권고가 내려져 주민들이 졸인 마음으로 밤을 보내야 했다. 주요지점의 누적 강수량을 살펴보면 운남(무안) 257.5㎜, 봉산(담양) 196.0㎜, 광주 195.9㎜, 곡성 188.5㎜, 성삼재(구례) 187.5㎜ 등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에서 한 배달 라이더가 침수된 도로에서 배달 음식을 건네받아 오토바이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시 배달의 민족'이라는 제목으로 물살을 가르고 배달 음식 봉투를 건네받아 다시 거센 물을 건너가는 라이더의 모습이 공개됐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의 구교현 지부장은 “배달운임이 너무 낮아 이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다”며, “지난 8개월 동안 16명의 배달노동자가 사망했다. 이는 요금 정책이 돈으로 위험을 무릅쓰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현재 국회에서는 산재 예방과 하청 노동자 보호를 위한 다수 법안이 논의 중에 있다. 정부와 여당은 ‘노동약자 지원·보호법’을 추진하며, 프리랜서와 플랫폼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을 '노동 약자'로 정의하고, 이들을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하려는 목표를 담고 있다. 고용 보험과 표준계약서 제정, 권익 보호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노동약자지원위원회를 통해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구 지부장은 배달노동자들이 필요로 하는 4대 보험 혜택이나 운임 인상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면서 안전운임제와 유상운송보험 의무화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동계의 요구 사항이 더욱 주목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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