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기상캐스터가 뉴스 생방송 도중 폭풍우 예보를 전하다 말고 가족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방송 이후 "전문성이 없다"며 불편해하는 시청자들의 댓글이 쏟아지는 등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해당 캐스터는 "나는 가족이 먼저"라며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고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6일 미 매체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지역방송(KTTC)의 기상 캐스터 닉 얀센은 미네소타 남동부와 아이오와 북부 지역에 발생한 폭풍우 예보를 전하다 말고 고개를 숙이더니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당시 이 지역에는 시속 64~112㎞의 강풍이 예보됐다. 몇 초가 흐른 뒤 고개를 든 얀센은 "죄송하다,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야 했다"고 사과한 뒤 폭풍우 예보를 이어갔다.
해당 장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시청자들은 얀센에게 그의 전문성을 의심하고 비판하는 이메일을 다수 쏟아냈다고 전해졌다.
논란이 일자 얀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재차 사과를 전하면서도 "일과 시청자의 안전 모두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한다, 나는 남편이자 아버지"라고 전했다.
이어 "악천후 속에서 아내와 아기가 안전하게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깐 시간을 낸 것"이라며 "내가 프로답지 못한 게 아니라 인간적인 것이다, 나는 남편이자 아버지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라고 말했다.
이에 방송국 측도 성명을 내 얀센의 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KTTC 측은 "얀센과 기상팀이 우리 지역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여기에는 그들의 가족까지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KTTC는 기상캐스터, 앵커, 기자들이 뉴스를 전할 때 그들의 가족에게도 직접 알려 안전을 지키도록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사례에서 시청자들은 얀센이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잠시 시간을 내어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목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을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악천후 속에서도 이러한 안전 조치의 중요성을 모두가 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차례 논란이 지나간 뒤 '반전'이 벌어졌다. 얀센의 SNS에 시청자들이 수많은 격려와 응원의 댓글을 달고 있는 것이다. 얀센은 자식과 함께 있는 사진을 공유하며 "백만 년 만에 이런 반응을 얻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여러분의 친절과 격려 덕분에 제가 그때 왜 그런 행동을 해야만 했는지 강하게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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