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입추(立秋)인 7일 이후로도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마’ 형태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저기압 위치에 따라 변동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7일 기상청 브리핑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그 가장자리로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에서 남하하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부딪치면서 이날부터 정체전선이 차차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9일 낮부터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비가 내리겠다.
건조 공기가 남하해 중규모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주말인 9~10일에는 충청 남부와 남부지방, 특히 전라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린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규모 저기압 사이 기압골을 따라 대기 하층에서 빠르게 부는 바람인 ‘하층제트’까지 더해지면서 강수대가 강하게 발달하기 때문이다. 전남과 경남에는 호우특보 수준의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이 기간 전라권에 시간당 30~50㎜에 달하는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10일 이후로는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고 건조공기가 남하하면서 정체전선이 내려와 일시적인 소강 상태를 보이겠다. 이후 11일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하며 정체전선이 다시 제주부터 중부 지방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비가 내리는 지역도 바뀔 전망이다.
9~10일 강수의 경우 중규모 저기압 위치와 발달 정도에 따라 강수 집중 지역과 예상 강수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창재 예보분석관은 “일부 수치 모델은 충청권에 강한 강수가 내릴 것으로 예측해 최신 기상정보를 참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1일 이후 강수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강수 지역과 시점이 변할 수 있다.
이처럼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고 있다가 와해된 뒤 다시 확장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정체전선은 여름철 장마 패턴과 유사하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정체전선 형태에 따라 남부지방에서 비가 내리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중부지방까지 강수가 확대되는 패턴은 장마와 흡사하다”면서 “장마는 계절적 특징이 있어 여름철 7월 말부터 8월 사이 흔히 발생하고 그밖에도 정체전선 조건이 만족돼 내리는 강수는 언제든 있어 왔다”고 설명했다.
비가 내리면 한반도를 달궜던 폭염도 다소 잠잠해지겠다. 그러나 대기 중 수증기량이 많아 체감온도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광복절인 15일을 기점으로는 전국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다시 폭염이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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