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전도사'로서 서울시 초대 건강총괄관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정희원 전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개인적 실천에 의존하던 저속노화에서 벗어나 정책과 사회 시스템이 뒷받침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5일 정희원 총괄관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서울시 정책 전반을 건강 관점에서 살펴보고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할 예정"이라며 "서울시에서 좋은 정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면 다른 지방자치단체, 더 나아가 중앙정부까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총괄관은 최근 몇 년 간 미디어에서 꾸준히 저속노화의 방법과 필요성에 대해 강조해 온 인물이다.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하며 노인의학을 연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노년내과 교수로 재직했다.
정 총괄관은 그동안 책도 쓰고 방송 활동과 유튜브 등에도 출연하며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리려 애써왔지만 개인 활동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결국 서울시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총괄관은 "그동안 중앙 정부에도 자문과 정책 제안을 여러 차례 했지만 즉시 반영되기 어려웠고, 외부인으로서의 한계도 있었다"며 "반면 서울시는 민첩하고 실행력이 강한 조직인만큼 정책이 마련되는 과정을 배우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속노화를 이야기하는 저조차 과로로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 라면이나 술이 당긴다, 건강한 생활을 하고 싶어도 주변 환경이 도와주지 않으면 생활 습관을 지키기 어렵다"고 도시 전체를 휘감고 있는 '빨리빨리 문화'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킬 것을 예고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달 1일부로 정희원 전 교수를 서울시 초대 건강총괄관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시장 직속 비상근직으로 임기는 2년이다. 건강총괄관은 시정 전반의 건강 관련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서울시는 시민의 큰 호응을 얻어온 ‘손목닥터 9988’, ‘덜달달 프로젝트’ 등 건강 정책에 건강총괄관의 전문성이 더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정 총괄관과 남산 '북측숲길'을 함께 산책하며 저속노화 대표 식단 중 하나인 키토김밥과 과일로 식사를 해결했다. 오 시장은 "남산은 매년 1100만여 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최근 '케데헌'에 N서울타워가 등장하면서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산을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할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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