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수들의 ‘초강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루키’ 야마시타 미유가 AIG 여자 오픈(총상금 975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일본 선수가 올 시즌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한 건 4월 셰브런 챔피언십의 사이고 마오에 이어 두 번째다.
야마시타는 4일(한국 시간) 영국 웨일스 로열포스콜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은 야마시타는 공동 2위 찰리 헐(잉글랜드)과 가쓰 미나미(일본)를 2타 차로 제치고 투어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 트로피로 장식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13승을 올리며 2022·2023년 상금왕까지 차지했던 야마시타는 지난해 퀄리파잉 시리즈를 1위로 통과해 올해부터 미국 무대를 휘젓고 있다. 이 대회 전까지 15개 대회에서 톱10에 여섯 번이나 든 야마시타는 다케다 리오(일본)를 제치고 신인왕 포인트 1위로 올라섰다.
야마시타를 필두로 한 일본 선수들은 준우승자 가쓰와 공동 4위(7언더파) 다케다 등 톱10에 3명이나 이름을 올리며 김아림(공동 4위)이 홀로 분전한 한국 선수들을 압도했다.
5개 메이저를 통틀어서도 올 시즌 한국은 무관에 그친 반면 일본은 2승을 거뒀다. 메이저 톱10 진입 횟수에서도 한국은 8대9로 일본에 근소하게 밀린다.
일본은 자국 투어 톱 랭커들이 대거 미국 무대로 넘어오고 있다. 과거 일본 선수들 사이에는 미국 투어 진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작은 체구(153㎝)에도 미국 통산 2승을 거둔 후루에 아야카의 성공이 자극제가 됐다. 지난해 JLPGA 투어 포인트 랭킹 상위 5명 중에 4명이 올해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적극적으로 미국에 눈을 돌리면서 자연스럽게 전문 레슨을 통한 기술 업그레이드에 공을 들이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키가 150㎝인 야마시타는 평균 드라이버샷이 247야드로 하위권이지만 정교한 아이언샷과 쇼트 게임으로 보기를 잘 모른다. 바람 많고 질긴 러프의 영국 메이저 환경에서 야마시타의 단단한 골프는 더 빛났다. 김아림에 4타 앞선 13번 홀(파5)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3온도 못했지만 야마시타는 기어이 파 세이브를 해냈고 이때 김아림은 이글 퍼트를 넣지 못하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우승 상금은 146만 2500 달러(약 20억 2500만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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