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전남 무안은 3일 하루 동안 289.6㎜의 비가 내리며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시간당 최대 142.1㎜에 달하는 '극한호우'가 쏟아지며 이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졌다.
이처럼 급박한 상황 속 이날 오후 9시 전남도청 재난 종합상황실에서 실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호우 대처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한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무게감은 달랐다.
장모상에도 이를 공식적으로 외부에 알리지 않고 현장을 진두지휘 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위를 더욱 숙연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김영록 지사의 장모인 故 이길환 님은 지난 2일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 지사는 이 같은 부고를 비밀로 붙일 것을 비서진에게 철저하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족 가운데 한 명과 친분이 있는 서울의 한 언론사 최고위층이 해당 언론사를 통해 부고를 내면서 주변에 알려졌다.
김영록 지사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곧바로 무안과 함평 지역 저지대 피해 현장을 방문해 이재민들의 피해 상황을 살피고,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책 추진을 현장에서 지휘했다.
뜬 눈으로 현장에서 밤을 샌 김 지사는 다음날인 4일 오전에도 이번 집중 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함폄군 함평읍 주택과 전통시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 및 피해 주민과 상인 위로에 나섰다.
이번 폭우로 함평에서는 주택 50채와 상가 46채 등 96채가 침수되고 주민 32명이 인근 학교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김 지사는 현장점검을 마치고 곧바로 호우 피해조사와 응급복구 대책회의를 주재, 분야별 피해 상황과 지원 현황을 확인하고 “작은 피해라도 재해 구호에 빈틈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도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피해 분야와 지역에 따라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피해 지원 내용과 대책을 도민에 적극 홍보하고, 국비 지원 외에도 도 자체 지원 방안을 다방면으로 확인해 피해 지원이 최대한 이뤄지도록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김 지사는 이날 저녁 검은 상복을 입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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