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지만 잘못된 스윙 동작으로 다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아마추어들은 다르다. 잘못된 동작과 그런 동작의 스윙을 반복하는 것이 부상을 부른다. 내 경우 20년 전쯤 주니어 시절에 무계획적인 연습으로 큰 대가를 치른 경험이 있다. 드라이버가 잘 맞지 않아 샷이 똑바로 날아갈 때까지 며칠을 하루 종일 연습했다가 몇 달 간 부상과 통증에 시달렸다.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 당시 스윙도 크게 망가져 바로잡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 일이 있은 후로 드라이버처럼 긴 클럽을 연습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 효율적인 드라이버 샷 연습 방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5-5-10’으로 볼을 20개만 때린다
어느 정도 구력이 있는 골퍼라면, 드라이버 샷을 연습할 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을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다. 칩샷처럼 크기가 작은 스윙과 달리 긴 클럽은 날마다 감각이 달라질 수 있고 스윙 자체도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잘 맞지 않는데도 많은 시간 연습에 매달리는 건 비효율적이다.
드라이버 샷 연습은 볼 20개를 치는 것으로 끝내되 ‘5-5-10’을 기억하자. 20개를 5개, 5개, 10개로 나눠 주안점을 달리 두는 게 핵심이다. 첫 5개는 몸 풀 듯이 하면서 가벼운 스윙으로 친다. 이때는 클럽 헤드의 움직임(궤도), 스윙의 각 단계가 연속되는 동작의 시퀀스와 타이밍에 대해 감을 잡는 일에 집중한다.
그 다음 5개는 스피드를 올리는 게 목표다. 80~90% 정도의 파워로 정상적인 스윙 스피드로 힘차게 휘두른다. 지금까지의 첫 10개는 볼이 놓여 있지만 볼을 맞히려고 한다기보다는 스윙의 형태와 타이밍을 잘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 단계들에선 볼 맞히는 것에 집중력을 빼앗기면 효과가 없다. 하나하나 칠 때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서두르지 말고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한다.
나머지 10개는 코스에서 실제로 티샷을 하듯이 루틴을 지켜가면서 때린다. 코스에서와 똑같이 모든 루틴을 지킬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실전을 상상한다. 볼 뒤쪽에 서서 타깃을 바라보며 목표 지점을 정하고, 어드레스에 들어가 왜글을 한 뒤 타깃을 한 번 쳐다본 다음 타격을 시작하는 식이다. 이렇게 해서 목표한 구역 내로 볼을 보내려 노력하면 코스에서와 거의 비슷한 중압감을 받을 수 있다. 첫 10개를 치면서 익힌 감각과 타이밍, 스피드를 유지하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칠 수 있기 때문에 샷의 결과는 좋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매일 마지막 샷 10개의 성공률을 따져보면 높아지는 비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0개의 볼을 치기 전에 클럽을 거꾸로 들고 5~10차례 연습 스윙을 하는 것도 강추한다. 가볍게 느껴지기 때문에 클럽의 움직임, 궤도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이동환은 2003년과 2004년 한국과 일본 아마추어선수권을 잇달아 석권했으며, 일본프로골프 투어에서 최연소 신인왕에 오르고 통산 2승을 거뒀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 PGA 투어 퀄리파잉을 수석으로 통과해 2020년까지 미국 무대에서 뛴 뒤 지난해부터 KPGA 투어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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