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티켓을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대량 예매한 뒤 웃돈을 붙여 되판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1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4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짧은 시간 안에 다수의 티켓을 선점하기 위해 자동 반복 입력이 가능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 수법으로 삼성라이온즈 홈경기 입장권 133매를 1장당 9000원에 예매한 뒤 이 중 120장을 약 1만 5000원에 되팔아 총 241만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대구경찰청은 이달 1일부터 프로야구 흥행과 함께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암표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A씨 외에도 유사한 매크로 범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은 매크로 등 부정 수단을 통한 입장권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매크로 없이 웃돈을 붙여 파는 행위는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형사처벌이 어렵다.
실제 지난 3월에도 광주경찰청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입장권 210장과 유명 트로트 콘서트 티켓 19장을 매크로로 사들인 뒤 되판 암표상 3명을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매크로 사용 여부 입증이 쉽지 않아 수사 및 처벌 사례는 드문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등 부정 예매에 대해 모니터링과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사안이 중대한 경우 구속 수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같은 단속을 2025년 말까지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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